[기고] 김보영 청주시 주택토지국 공동주택과 주무관

우리나라의 거주 형태는 크게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그리고 그 외의 비주거용 건물 내 주택, 오피스텔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공동주택의 거주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공동으로 모여 살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 유지보수 업무 등 단독주택에 살 때 개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일을 더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밀집도가 높은 주거 형태에 따라 층간 소음 등 불편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필자도 아파트에 사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층간소음 방지 매트도 설치하고 아이에게 뛰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만,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는 아이라, 항상 아랫집에 미안한 마음이다. 아랫집 사람들은 잘 마주치지 못해 몇 번 인사하러 갔으나 음료수만 전달해 드리고, 쪽지를 통해 제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주길 바라며 인사를 전했다.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은 1차적으로 서로 배려와 합의가 중요하다. 중재가 되지 않을 때에는 2차적으로 관리사무소나 지자체에 민원이 들어가게 되고 서로 중재할 수 있는 협의점을 찾아본다. 그래도 안되면 3차적으로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연락하여 층간소음 데시벨을 측정하고 타협점을 찾는 것이다. 이 세 가지의 본론적인 해결 방법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하나이다. 이것이 부족하면 어디에 민원을 제기한들 중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청주에 한 아파트인 더샵청주퍼스트파크는 층간소음을 저감할 수 있는 다양한 공동체 활성화 이벤트를 기획하고, 주민 참여도를 높여 층간소음 문제를 윗집·아랫집으로 한정 짓지 않고 많은 입주민이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알아주세요’ 콘테스트로 층간소음 예방을 위해 우리 집의 노력을 보여준다. “이웃님들 우리 집엔 아이가 있어요~ 혹시 모를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드리지 않으려고 층간소음 매트도 설치하고, 발소리를 줄이기 위해 슬리퍼를 착용하고 있답니다” 입주민의 참여 사진과 함께 글을 작성하여 공동체 생활에서 보이지 않는 배려와 매너를 알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층간소음, 공동생활을 4행시·표어·그림 등으로 작품을 공용게시판에 게시하는 것이다. 기억나는 한 가지를 꼽아보자면 층!간소음은 가끔 내 귀를, 간!지럽히듯 다가온다, 소!소한 일상 속 소음을, 음!악으로 덮어본다. 참신한 입주민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고, 글과 그림을 통해 다시 한번 이웃에게 나는 어떤 이웃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그 외에도 ‘목소리 재능기부’로 항상 똑같은 목소리가 아닌 우리 아파트 입주민 중에 하나인 어르신, 어린이 등이 녹음하여 층간 소음 예방 멘트를 방송하기도 한다.

또한,‘우리 윗집을 제보합니다’로 이웃이 대면하지 않고도 누구보다 조용하게 생활해 주시는 우리 윗집을 칭찬하는 글을 게시하여 이벤트 응모하는 것이다. 이벤트에 참여한 세대 중에는 추첨하여 소정의 선물(치킨 기프티콘 등)도 드리고 있어 호응도가 뜨겁다고 한다.

지난 9월 25일 청주시 공동주택과에서는 더샵청주퍼스트파크에서 층간소음을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다른 아파트에도 실천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직원 및 입주자대표회의를 대상으로 위 사례들을 공유하였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예방 우수사례가 널리 전파되어 청주의 모든 아파트들이 살고 싶은 공동주택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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