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정규 문학평론가

부모는 자식을 자식은 부모를 잘 만나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 말은 재물과 권력을 두고 부모와 자식이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한 마디로 행동거지다.

2020년 9월 국회의원 재산등록을 두고 A당이 성실신고를 하지 않은 B당 모 의원을 지칭하면서 호부견자라 했다.

호부견자(虎父犬子)는 호랑이 아버지에 개자식이란 말이다. 어느 의원 아버지는 무서울 정도로 엄했는데 그 자식 하는 행동거지는 개처럼 한다 해서 했던 말이다. 다시 말해 아버지는 정직하고 정의로웠는데 아들이 그렇지 못했었다. 아무튼 부모와 자식 간 만남이 좋지 않았음을 이르는 말이었다.

정치 지도자와 국민도 다를 바 없다. 호부견자라고 한 사람의 말대로 개자식을 정치지도자로 둔다면 그 국민 또한 그런 말 들어야 한다. 그 말 음미해 보면 우리 모두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과 국민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국민은 정치인을 믿고 또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정의롭고 투철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특별한 관계다. 그렇게 해야만 할 정치인이 정직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만을 위한 재물과 권력을 위한 탐욕을, 그것을 위해 권모술수 거짓말이나 하는 그런 짓을 한다면 국민의 처지가 뭐가 되겠는가?

노자는 이상적인 정치가, 훌륭한 정치가란 그 첫째가 무위자연의 대도로 백성을 다스리는 자라 했다. 그 다음으로는 덕으로 다스리는 자, 그보다 못한 지도자는 법과 형벌로 다스리는 자라 했다.

그 중 무위자연의 대도로 나라를 다스리는 자, 철인 정치가는 본시 정치적 지배욕과 경제적 소유욕, 개인적인 명예욕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철인 정치가는 무위의 일과 무언의 교를 행하므로 백성에게 영을 함부로 내리지 않고 말을 함부로 하지 않으므로 말을 어쩔 수 없어 한마디 하는 것도 천금보다 더 귀히 여겨야 한다고 했다.

노자의 말과 같이 언행에 각별히 조심해야 할 정치인 중에 참 아닌 거짓 언행을 함부로 하는 ‘호부견자’ 그 말 듣기 딱 알맞게 행동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시내 버스비 몇 푼 아끼려고 웬만한 곳이면 걸어 다닌다고 짠돌이 말을 듣는 사람이, 아이들 먹일 과일 사는데 쓰는 돈 몇 천원 아까워 몇 번이고 생각한다는 여인이, 요구르트 대리점을 한다는 사람이, 가족 모두가 주머니에 있는 돈을 몽땅 꺼내 후원금에 보탰다는 사람 등 그들이 후회를 한다고 했다.

왜 정치인이 훌륭한 소속 정당에 욕을 들어 먹도록 언행을 해야만 하는지 만자가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사연이 아니면, 소속 정당을 위해서라도 잘못된 행동하면 안 된다. 위정자들 실천하지도 못할 거짓 언행을 함부로 하지 말았으면 한다.

정의롭게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정치인 자기 자신을 원망하는 사람 탓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뒤를 돌아보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의로운 지도자가 됐으면 하는 국민의 바람을 명심해 줬으면 한다.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간곡히 부탁한다. 잘못된 정치인 정신 차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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