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2일 충북 보은문화원
"부처의 마음, 글자로 새겨"

정기옥 작가의 사경 작품 중 하나.
정기옥 작가의 사경 작품 중 하나.
정기옥 작가.
정기옥 작가.

참선하는 마음으로 글자를 쓰는 송전(松田) 정기옥 작가(79)의 사경 전시회가 17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충북 보은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에서 '사경의 거장'으로 꼽히는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반야심경, 금강경, 의상조사법성계, 화엄경, 묘법연화경 등 사경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사경은 불교 경전을 그대로 옮겨 쓰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선 전통의 기반 위에 새로움을 추구한 정 작가의 신작들을 볼 수 있다.

이 중 1000년이 가도 변하지 않는다는 한지에 먹으로 쓴 작품, 통도사 서운암 조계종 성파 종정 예하에게서 배운 옻칠 기법을 이용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그는 옻칠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승용차로 편도 3시간을 달려 성파 종정 예하로부터 옻칠을 배우고 있다.

옻 알레르기가 있어 강의를 듣고 나면 어김없이 옻이 올라 온몸이 간지럽고 부어 오르기 일쑤이지만 더 좋은 작품을 위해 쉴 수 없다.

취미로 붓을 잡은 그이지만 20여 차례의 개인전과 300여 차례 국내·외 단체전을 통해 사경의 대가로 평가 받고 있다.

1995년 청주 상당여류서예전 입상으로 시작해 대통령상과 문화부 장관상, 서울시의장상, 한국을 빛낸 문화예술발전대상, 세계불교평화대상, 보은군민대상 등이 이를 증명한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이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 부문'과 '한국화 부문' 심사위원을 지냈다.

현재 남편과 함께 법주사 사하촌에서 칡즙 생산업체 속리산황토식품과 송전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송전미술관 전시장 규모를 대폭 확대해 누구나 찾아와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함이 꿈이다.

정 작가는 "'나는 늙으면 뭘 남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고 서원하게 된 게 지금까지 붓을 잡을 수 있게 된 힘의 원천이 됐다"며 "부처님의 마음을 새기는 사경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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