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발발된 이·팔 전쟁을 보며 걱정이 앞선다. 혹여 북의 오판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혹자는 우려하는 견해가 있고 혹자는 남북한 경제력으로 볼 때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런데 북이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의 위험수위에 놓일 수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했다고 가정할 때 이스라엘처럼 튼튼한 안보에서 국력이 한곳에 모아져서 방어할 것인 지에는 회의적 목소리가 높다. 우리 내부 분열이 더 거세질 거라는 추측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가정할 때 암울한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는 너무 갈라져 있다. 지역간 세대간 간극이 너무도 심하다. 노사갈등의 골이 깊다. 이를 알면서 우리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에 이게 계속 이뤄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부정할 수 없다. 정권욕에 사로잡힌 위정자들의 책임도 있고 우리 국민 각자의 책임도 있다고 본다. 우리는 깊이 반성하면서 미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지난 7일 기습 공격했다. 가자지구에 폭탄 5000발을 투하했다. 이스라엘도 6000발의 폭탄을 투하 응징했다. 이로써 이스라엘 남부에서 사망 부상자가 속출했다. 불과 닷새 동안에만 양측 사망자가 이미 2300명을 넘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한 상태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예고해 사망자가 더 급증할 전망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가 1만 명을 넘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며 압박을 가했다. 이란은 유엔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할 경우 이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보냈다. 복잡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을 찾은 데 이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EU 관계자들도 이스라엘을 방문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서방 전문가 사이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다툼이 베트남 전쟁 당시인 1968년 1월 말 북베트남의 ‘구정(뗏) 대공세’ 이후 양상을 따라갈 수 있다는 전망을 추정하고 있다. 장기전으로 흐르면 이스라엘도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처럼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 시사지 타임은 “휴일 아침에 한꺼번에 모든 곳에서 발생했고, 게릴라 세력이 예상치 못한 능력을 보여줬으며, 훨씬 우세한 군대를 잠시 압도했고, 수년간 지속된 분쟁에 대한 근본적인 가정에 도전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고 두 사태를 비교했다. 하마스의 잔인한 공격과 참담한 피해 소식에 당장은 이스라엘 국민이 결집하는 모습이지만,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책임론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점쳐지고 있다.

이상에서 보듯 이·팔 전쟁은 남의 일 같지 않다. 남북이 초긴장으로 대치하는 현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안보에는 국민통합이 요구된다. 잠시라도 안보에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철통같은 안보와 정보망을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이 기습공격을 받았는데 우리라고 예외일 수 없다. 북의 핵과 동시다발 장사정포는 언제든지 실전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에서부터 83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현역과 예비군으로 무장한 이스라엘 모습을 다시 상기하길 촉구한다. 이스라엘 남녀 공히 국방의무를 지고 있는 모습을 강조하고 싶다. 자유민주체제를 한번 잃게 되면 다시 찾기는 쉽지 않다는 걸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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