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세계는 전쟁과 분쟁이 멈추지 않고 있다. 국가의 틀을 갖추기 이전의 시대에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발생하는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각자가 알아서 하거나 같이 모여 사는 사람들끼리 방법을 강구하였다. 그러던 것이 국가의 틀을 갖추면서 외부 위협세력에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조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적을 알면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듯이 적의 능력에 따라 대응 시스템도 달라진다.

국가 또는 단체가 무력을 사용하여 싸움을 하는 전쟁에서는 점령을 하여야 승리한 것으로 본다. 승리한 쪽은 점령지에 속한 사람이나 집단, 조직, 사물 등을 자기의 의사대로 복종하게 하여 다스릴 수 있게 하여야 완벽한 승리를 한 것이다. 이러한 완벽한 승리를 저해하게 하는 요인들 중 하나가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방어하는 일부 세력이 저항하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세력들 중에는 총기를 휴대한 산포수 출신들이 많았다. 산포수는 호랑이 등을 잡으며 산에서 사냥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이 산포수들은 사냥을 하면서 야간에는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마을을 지키는 방범활동으로 민간경비 역할을 하였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침략할 때 많은 산포수들은 조직적으로 의병부대를 만들어서 일제에 대항하였다. 안중근, 홍범도 등 많은 의사와 독립군들이 산포수 출신이다. 마을의 민간경비를 담당했던 산포수들이 의병부대로 변하기까지는 국방력이 약했기 때문에 구국의 일념으로 나선 것이다.

민간경비는 그야말로 공무원 신분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경비업무를 하는 것이다. 공경비와 사경비로 분류하기도 하며 ‘사적영역의 경비’에 해당한다. 경비업무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독립과 전쟁이라는 혹독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들에게 감히 비교하진 못할 것이다. 그러나 민간경비 종사자 모두는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민간경비 종사자는 ‘국가의 든든한 안보 속에 국민은 안전해야 한다’라는 일반상식적인 안전만 생각한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 역시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사회는 국가에서 주도하는 공경비의 역할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 직장, 개인 중심으로 세심한 부분까지 맞춤형으로 경비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민간경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때이다.

더 나아가 국가가 외부세력의 침략으로 국가중요시설이나 영토를 점령당하는 등 위기 세력에 처했을 때 총기를 소지한 민간경비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민간경비에 총기를 허용하는 것 중 하나의 이유도 준군사조직으로 활용도 감안하였을 것이다. 민간경비는 치안에만 치중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전투까지 수행하는 등 안보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군사조직의 활용은 전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전투력이 증강될 것이다. 민간에서 관리하기에 예비전력을 위해 교육 훈련 등 조직비용이 들지 않는다. 전투를 잘하는 노련한 예비군을 무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군사분야도 국가의 실정에 맞게 제도적으로 완비하여 민간에 허용하여야 한다. 국가도 장기적 안목의 민간경비정책을 통해 미래의 대한민국에 더 나은 안보와 안전을 제공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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