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7주년을 맞은 ‘역사의 증인’ 충청일보와 충북육상연맹이 공동 주최하는 ‘충청일보 42회 충청북도 시·군대항 역전마라톤 대회’가 13~15일 펼쳐진다.

이번 역전마라톤 대회는 충북 단양~충주~청주~영동까지 이어지는, 장장 252㎞ 구간에서 3일 동안 펼쳐진다. 청주, 충주, 제천 등 충북 11개 시·군에서 선수 241명과 임원 103명이 참가하게 되는 대규모 행사다.

13일엔 단양~제천~충주 간 도로에서, 14일엔 충주~음성~괴산~증평~진천~청주 간 도로에서, 마지막 날인 15일엔 청주~보은~옥천~영동 간 도로에서 각각 충북의 건각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아낌없이 발휘하며 충북 전역을 달리게 된다.

충청일보는 이미 42년 전 충북 마라톤의 새 지평을 열었다.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충북 시·군대항 역전마라톤 대회’가 그것이다.

충북 마라톤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역전마라톤 대회는 우수 선수 조기 발굴과 충북 마라톤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충청일보는 4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충북 마라톤의 발전과 중흥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고, 이를 기반으로 충북 마라톤은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돌이켜보면, 충청일보 역전 마라톤대회는 충북 마라톤이 국내 구간마라톤 역사에 족적을 남길 수 있게 하는 밑바탕이 됐었다. 전국 경부역전마라톤대회에서 충북이 10연패를 달성하고, 통산 2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던 것도, 그 원천이 ‘역전 마라톤 대회’에 있었던 것이다.

충북이 ‘마라톤 강도(强道)’로 공인받고 있는 것의 저변엔 ‘42회’에 이르는 ‘충청일보 역전 마라톤대회’의 경험과 추억이 늘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온 육상 선수 육성의 길은 충청일보로서도 자랑이며, 자긍심을 갖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전통적으로 마라톤의 강국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있어 마라톤은 단순한 스포츠 종목이 아니었다. 그 이상의 의미를 늘 가지고 있었다.

일제에 항거하는 ‘표징’이기도 했고,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민족성’이기도 했다.


1936년 11회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의 가슴엔 일장기가 새겨져 있었다. 그때 동아일보는 그 일장기를 지운 사진을 게재해 일제에 항거했다.

1947년 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는 서윤복 선수가 처음으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영화 ‘1947 보스톤’은 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많은 울림을 줬다.

3년 뒤 1950년에 열린 54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선 함기용·송길윤·최윤칠 선수가 각각 1·2·3위를 차지해 마라톤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황영조 선수는 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회에서 손기정 이후 56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마라톤을 세계에 알렸다.

그런 역사적 맥락을 뒤로 하고 한국 마라톤의 퇴조를 우리는 보고 있다. 이 즈음, 충청일보는 연년세세(年年歲歲) 한국 마라톤과 충북 마라톤의 중흥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

이번 ‘충청일보 42회 충청북도 시·군대항 역전마라톤 대회’가 그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 이상 미래가 불확실한 육상을 계속해나갈 학생이 없고, 학부모들도 자녀의 육상을 반대해 성인 선수층도 얇아지고 있다는 충북 육상계의 토로가 이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충북 지자체는 마라톤을 비롯한 충북 육상선수들이 오직 운동과 자신의 기량 향상을 위한 활동에만 전념할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