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광장]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오늘날의 현대는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시대이다. 어딜 가든 사람과 차량, 소음이 우리를 괴롭히는가 하면, 날로 심해지는 일상에서의 경쟁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스트레스가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의 핵심은 변화로 요약된다. 환경이 변하거나 스스로 자신이 변하면 지금까지의 적응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 변화와 스트레스를 나쁘거나 피해야 할 것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삶의 활력소로 받아들인다면 똑같은 일도 괴롭고 힘겨운 스트레스보다는 즐겁고 유쾌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기쁜 일, 괴로운 일 모두가 생활 변화를 의미하는 한 재적응을 요구하며 한정된 기간 동안 그러한 재적응을 많이 요구받을수록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생활에 피치 못 할 변화들이 이미 일어났다면, 다른 변화들은 가급적 뒤로 미뤄 생활변화량이, 즉 재적응의 필요성이 너무 커지지 않게 하는 것이 지혜이다.

압력과 좌절, 갈등은 대표적인 스트레스 상황들이다. 압력이란 외부로부터 그리고 자기 스스로 지나친 요구를 받는 것을 의미하고, 좌절은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 아니면 이루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압력과 좌절은 우리를 분발하게 하여 더 높은 성취와 성장을 이루도록 하는 추진력이 되기도 하지만, 지나칠 때는 괴로운 스트레스가 된다.

그리고 갈등은 여러 가지 목표를 놓고 그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 때의 고민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사랑이냐 돈이냐, 승진이냐 낙제냐의 문제에서 고민할 때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선택을 최후까지 미루다가 충동적으로 결정하기 쉬운데 충분한 고민 후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우리가 포기한 목표나 가능성들에 미련이 남아 선택한 목표에도 최선을 다할 수가 없게 된다.

아울러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한꺼번에 반응하고 적응한다. 어떤 상황을 위험 혹은 위기로 판단하는 순간 분노, 불안, 공포 등의 정서를 겪으면서 우리의 몸도 이미 투쟁 또는 도피의 준비에 들어가 있다.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계는 에너지를 비상동원하고, 부교감신경계는 우리 몸을 다시 진정시키고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하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생리적, 심리적 반응들은 위급상황에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몸과 마음의 준비이다.

우리는 스트레스 상황이 너무 극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계속 긴장, 흥분상태에 의한 신체적 질병을 정신·신체적 장애라고 하며, 소화 장애와 궤양, 설사와 변비, 두통 등이 고전적인 예이다. 그러나 ‘몸의 병’들도 심리적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병을 악화시킨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거의 모든 병이 ‘정신·신체적’일 수 있다고 가정된다.

또한 스트레스 사건의 평가나 대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성격도 주목된다. 같은 실패나 상실도 성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리적 반응도 달라질 수 있고, 또 성격상의 문제로 음주, 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들이 생겨 질병발생에 기여할 수도 있다. 환경이나 내면의 변화가 괴로운 스트레스가 되지 않으려면 변화에 대한 몸과 마음의 적응 노력을 억압하거나 무시해 버리기보다는 그것을 의식하고 도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적극적 스트레스 대처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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