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미 대선과 맞물려 우리의 안보가 위태롭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상존하고 있다. 거기에다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이·팔전쟁이 동시에 발발한 상황에서 더욱 그러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만약 한두 군데에서 추가로 더 전쟁이 발발된다면 한국의 안보는 더욱 위협적일게 분명하다. 이참에 느슨한 안보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냉전 종식 30여년이 지난 2023년 유럽과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예측한 나라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팔전쟁에 대만 및 필리핀에서의 중국발 국지적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한꺼번에 가정하고 다루게 됐다. 여기에 상시적으로 한·미를 향해 핵사용을 위협하는 북한까지 '세 개의 전장+α(알파)' 시나리오에 직면했다. 미국의 확장 억제에 안보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미국의 부담 가중으로 한반도 안보에 빈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점에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가자지구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중인 이스라엘방위군(IDF)의 전쟁모습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IDF가 선제 기습 공격한 팔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시티로 진입해 백병전을 비롯한 본격적인 시가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은 인공지능 AI로 땅굴을 찾고 하마스 요원 130명 사살했다. IDF의 대규모 공습에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난민촌의 민간인 희생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사망자 수가 1만1240명에 달하고, 이중 어린이가 4630명 숨졌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 인구 230만명 중 150만명이 난민이다. 가자지구 내 하마스 땅굴에 숨겨진 1200개의 새로운 군사표적을 찾아냈다. IDF는 육지로 연결된 가자시티의 3면을 모두 에워싸고 진격해 중심부까지 진입했다. IDF의 공습에 이 지역 민간인 희생자 수가 급증하고, 헤즈볼라를 비롯한 친이란 세력의 공세로 확전 위기도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에 급파해 인도적 교전 중지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미국의 의도대로 갈지는 미지수다. 중동 5개국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인도적 측면에서는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팔전쟁이 장기전으로 갈 것인지 단기전으로 끝날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혹자는 3개월 단기전을 전망하고 있다. 혹여 이·팔전쟁이 장기전으로 간다면 세계유가 폭등으로 세계경제가 위협 받을게 분명하다. 이 경우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안보가 이·팔전쟁과 미국의 대선과 맞물려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점을 확실히 각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미국이 중동에서의 확전은 가까스로 막는다 해도 미국의 외교력이 이미 우크라이나, 대만, 남중국해 등지에서 상당 부분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미국은 전쟁의 직접 당사국은 아니지만, 사실 그 이상으로 관여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동·아시아·유럽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건 베트남 전쟁이 터졌던 1960~70년대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현 사태를 좋은 계기로 보고 대만을 향한 '침공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2027년 이전에 중국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가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의 대비에도 빈틈이 없어야 하겠다. 철저한 대비를 당부한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 북의 위장평화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투철한 정신무장과 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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