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칼럼]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아동문학가

총선 D-5월 이쪽저쪽, 여기저기서 징징대는 소리다. 대한민국 정치인 밖에 해 먹을 게 없어서 일까. 그들은 현수막부터 지방자치단체 허가조차 자유로우니 굉장한 횡포다. 선전·선동·험악한 문구가 너무 하다며 좀 자정한 듯 보이나 사진은 여전히 안 뺐다. 중대한 선거법 위반 같지만 정치인 특권이다.

그토록 외쳤던 불평등과 세비 삭감·보좌진 축소는 온데간데없고 얼토당토않은 의원수를 늘리려 꼼수로 한 때 시끄러웠다. 총선 정국 미동이 느껴진다. '금태섭, 조국, 양향자, 이준석' 등 신당 시나리오가 돌면서 정치 패널들 얘깃거리까지 풍성해졌다. 여야 대표조차 불분명한 티켓에 전략·단수 공천, 경선, 홀로서기 등 아슬아슬한 운명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미주알고주알

여기저기 민생은 곡(哭)소리인데 정치 이슈는 딴 데로 가 있다. '기소(여)와 특검(야)'을 총선 메뉴랍시고 일찌감치 치렀다. 돈 봉투 의혹·코인 투기·청탁 등 '부정과 비리'도 본질은 뒷전으로 밀린 채 연실 탄핵 타령이다. 사법리스크에 둘둘 감겨봤자 오히려 기세등등하다. 그럴싸한 비례대표(위성 꼭두각시) 콘셉트를 노리는 꾼들, 종잡을 수 없는 조합은 아닌 건지 의심이 짙다. 소위 다선 중진의원일수록 내 땅이라며 껌딱지처럼 지역구를 눌러 붙어 공천 외풍을 막는다. '험지가 뭔 소리냐'며 노골적인 거절, 되레 세 과시에 국민의힘 혁신 위원장 입장도 난처하다. 이참에 공천 실패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홧김에 얼마나 박차고 나가 도루묵을 만들 것인지 벌집을 쑤셔놓은 꼴이 됐다.

거슬러보면 그동안 물갈이를 한답시고 진통을 겪어온 각 당의 홍역으로 여의도 면역력을 키웠다고 장담할 수 없으니 말이다. 솔직히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은 지도자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전 총리(중도우파)의 리더십이 부럽다. 무려 16년 만의 자진퇴임 때까지 독일 국민 75%의 총애를 받았잖은가. 그 원천적정치력은 '토론-논쟁-합의'쿠션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상대를 존중하며 달군 소통에서다. 협상보다는 버티기로 토론보다는 몸싸움으로 국리보다는 당리당략에 목숨을 거는 의원들, '한 번의 생애 / 여러 번 죽는 것은 / 내게 모든 것 가운데 / 가장 어려운 일…' (고진하) 시(詩)의 옹이진 마디가 좀스럽고 한심한 금배지를 두들긴다.   
                                   
◇똥고집 타불

선거란 중구난방 추측이 판을 친다. 자칭 200석 낙관론에 물오른 민주당 세레머니가 숱한 설왕설래를 낳는다. '암컷 어쩌고 저쩌고' 여성비하 발언과 청년능멸 '혼자살고 싶댔지' 현수막에서다. 그러잖아도 "60~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아요. 곧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 65세가 넘으면 때려죽여도 책임 있는 자리에는 가지 말자,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쩡쩡거리던 정치인 셋이 허튼소리를 했다 된통 맞은 걸 기억하는데 여성, 청년을 싸잡아 손절하니 배부름(지신만만)을 알만하다. 그렇다면 위기 불감증의 국민의힘에 묻고 싶다. 투표 전날쯤 돼야 똥고집을 멈출 셈인가. 여야, 어쩌면 한결같이 무대뽀 총선, 요행 게임의 닮은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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