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실시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실패에  "모든 것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 달라"며 머리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다. 

이어 대선 공약사안이기도 한 엑스포 유치를 위해 범정부적 노력을 다했다며  "저 역시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 개국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 통화도 해왔습니다만 민관에서 접촉하며 저희들이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파리에서 실시된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부산은 29표에 그쳤고, 사우디아라비아는 119표를 받아 압도적 1위로 최종 개최국 확정을 얻어냈다.

한국은 당초 사우디와 51대 49 정도로 대등한 수준으로 추격하고 있다고 밝히고, 2차 투표에서 이탈리아 지지표를 흡수하면 1위를 할 수 있다는 전략을 내놓아 국민들에게 큰 기대감을 안겨주었으나, 결과는 참패로 귀결됐다.

윤 대통령은 "부산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을 위한 게 아니라 서울과 부산 두 개 축으로 해서 우리나라의 균형 발전을 통해 비약적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였다"면서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이러한 국토 균형 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이며, '국토 균형 발전'과 '글로벌 중추 외교' 목표는 계속해서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엑스포유치가 실패로 결론나자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외교 참사가 원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엑스포 유치 불발 결과가 충격적"이라며 "우리나라 외교 역사상 이렇게 큰 표 차이가 난 적이 없었다. 이번 결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질 수도 있다. 문제는 119대 29로 압도적인 표 차로 졌다는 사실"이라며 "상황 예측을 전혀 못 했다면 무능의 극치다. 상황을 알면서도 결선 진출이니 기대를 부풀렸다면 국민 기망이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정하 대변인은 "82개 나라 정상에게 직접 엑스포 부산 유치를 홍보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기업·국민이 혼연일체로 뛰었던 그 땀과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정부와 기업 모든 국민의 노력과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 메시지를 던졌다.

이번 엑스포 유치 탈락과 관련해 정관가에선 외교부 라인은 사우디에 지고 있다는 판세를 인식했으나,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은 2차 투표에서 뒤집기를 자신하며 이를 묵살, 상황을 오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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