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KAIST 캠퍼스서 12월 4일~2024년 2월까지 무료 공개
故오 화백의 2남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 등 유족이 작품 기증
'십장생도(178)'등 작가의 폭넓은 작품세계 시기별로 조명

▲ 오승우 화백의 작품이 전시된 IBS KAIST 캠퍼스 로비 전경
▲ 오승우 화백의 작품이 전시된 IBS KAIST 캠퍼스 로비 전경

KAIST가 오는 12월 4일부터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 故 오승우 화백의 기증작품 특별전을 연다.

특별전은 대전 본원에 위치한 기초과학연구원(IBS) KAIST 캠퍼스에서 2024년 2월까지 진행한다.

오 화백은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의 부친으로 KAIST는 올해 8월 고인의 작품 21점을 기증받았다. 

유족들은 "작품 기증을 희망하는 전시관이 많았지만, KAIST 구성원의 품에서 선친의 작품세계가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정했다"고 기부 이유를 전했다. 

▲ KAIST 오승우 기증작품 특별전시 포스터
▲ KAIST 오승우 기증작품 특별전시 포스터

오 화백은 '전통의 근원에 대한 탐구', '자연의 아름다움과 이상향의 추구'를 평생의 화두로 삼아 시기별로 불상, 산, 꽃, 동양 건축물 등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한 주제에 집중하면서 그것을 에워싼 문화적 배경과 내밀한 정서를 집요하게 파악하는 작업 방식을 고수하며, 1980년대 '한국의 100대 산'을 비롯해 1990년대 '동양의 원형', 2000년대 '십장생도' 등의 연작을 선보였다.

이번 특별전에는 1969년 작 '요정', 1992년 작 '적상산 1030m(전북 무주)', 2007년 작 '십장생도(178)' 등 오 화백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조명할 수 있는 시기별 주요 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오 화백은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故 오지호 화백의 장남으로 1930년 전남 화순에서 출생했다. 

그는 1957년 조선대학교를 졸업한 뒤 4년 연속으로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특선을 차지하며 31세에 최연소 추천 작가 반열에 올랐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을 기증하며 예술의 사회 환원을 실천해 온 오 화백은 올해 4월 향년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오병하 교수는 "그림에 대해서는 자기 소신이 뚜렷하셨던 아버지가 하루에 8~10시간씩 몰두하며 완성한 작품들이 KAIST에서 대중들을 만나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를 총괄한 석현정 KAIST 미술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한국 구상화단의 상징적인 인물인 오승우 화백의 삶과 60여 년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석 관장은 "이와 함께 기증이라는 아름다운 과정을 거쳐 대중에게 공유된 작품이 지니는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AIST 대전 본원 내부에 건립된 기초과학연구원(IBS) 캠퍼스 1층 로비에서 열리며, 학교 구성원은 물론 일반 관람객에게 무료로 공개된다. 

오승우(1930~2023) 화백은 1983~1993년까지 (사)목우회 이사장을 역임하며 한국 구상미술계를 이끌어왔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부친 오지호 화백에 이어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1990년 서울시문화상, 1995년 대한민국 예술원상, 1997년 성옥문화대상, 199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2006년 41회 5.16 민족상, 2011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여받았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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