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출생아수가 7개월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10월 기준 도내 출생아수 증가율은 0.9%(57명)인데 비해 전국 출생아 수 증가율은 -7.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 추세와 충북을 비교하면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 10월 기준 충북 인구는 164만2613명으로, 특히 민선 8기 동안 8805명이 늘었다.

충북 인구는 2019년 164만명 이상을 기록한 뒤 2020년부터 소폭 감소세에 들어섰다가 2022년 하반기부터 차츰 회복해 올해 6월 164명을 다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이 인구 위기를 극복한 데에는 충북도 추진하고 있는 ‘출산 친화 장려정책’ 통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는 한국의 인구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하나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충북도내 11개 시·군이 협력해 추진하고 있는 출산·육아수당 1000만원 지급과, 도가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난자 냉동시술비 지원, 그리고 임산부 예우 조례 제정 등 과감한 임신·출산 친화 시책이 점진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이 적극적인 출산 장려 정책과 함께 귀농·귀촌, 도시농부, 근로 유학생 유치 등의 정책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야를 전국으로 넓혀보면 매우 암울하다. 인구 위기는 절망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

출산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한국의 인구 감소 속도를 놓고 ‘흑사병이 창궐했던 중세 유럽 시기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로스 다우서트 칼럼니스트는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선진국의 출산율은 대체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평균 1.5명 수준에서 머무르는데 한국의 출산율은 올해 3분기 0.7명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통계청은 지난 11월 29일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1년 전보다 0.1명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우서트는 “이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면 한 세대를 구성하는 인원이, 현재 200명에서 다음 세대에는 7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며 “이 같은 인구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낮은 한국의 출산율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인구 감소 속도는 한국을 위기에 몰아넣기 충분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그는 이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 것에 대한 원인을 몇 가지로 꼽았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나타난 ‘페미니스트의 반란’과, 그에 반발해 나타난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반응’이 낳은 남녀 간 극심한 대립과 그에 따른 결혼 감소가 그것이다. 또 인터넷 게임 문화가 발달해 젊은 남성들이 이성 교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가상의 존재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학생들을 학원으로 몰아넣으면서 발생하는 부모의 불안과 학생의 고통도 한국 저출산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향후 전망은 어떨까. 그는 노인 세대의 방치, 유령도시 증가, 고령층 부양 부담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해외 이민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군인 수도 부족해져 합계출산율이 1.8명인 북한이 남침할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귀담아 들어야 할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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