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보며] 한현우 보건학박사·한국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평가원 감사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넓은 평야는 황금색 물결로 넘실거리고 있어 추수할 시기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신라 시대부터 오곡이 무르익는 계절인 음력 8월 15일을 감사절로 지키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미국은 1920년경 북아메리카 대륙에 정착을 시도했던 영국인 청교도들이 하나님께 추수에 대한 감사제를 드리기 위하여 칠면조를 잡고 예배를 드리면서 시작되었다. 기독교에서는 추수감사절을 부활절, 성탄절과 더불어 3대 명절로 지키고 있다.

프랑스 화가인 장 프랑스아 밀레는 대표 작품 중 하나인 ‘만종’에서 하루의 일과를 끝낸 농부가 신에게 감사기도를 드리는 장면을 그렸다.

한 해를 지내오면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힘겨워하는데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에 속하는 한국인임에 감사하는 등 그동안 잊고 살아왔던 것들을 찾아보자.

첫째, 한 해 동안 풍성한 수확을 준 조물주에게 감사하자. 금년은 지구 열대화로, 이상기후로, 병충해로 농산물 수확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한해였다. 그럼에도 때를 따라 비를 주시고 햇볕을 주시고 수확할 인부를 주시어 풍부한 식량을 거둘 수 있도록 허락하신 것에 감사하자.

둘째, 나를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자. 철이 들어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하고자 해도 벌써 하늘나라로 가신 분들이 많다. 십계명중 금지명령은 8가지고 긍정명령은 2가지다. 간절히 권고한 것은 제5계명인 "부모를 공경하라"이다. 금지명령도 순종하면 복을 받지만 소극적인 명령일 뿐이다. 그런데 부모 공경하는 것은 적극적인 계명으로 장수와 축복을 준다.

셋째, 경제부흥을 일으킨 시니어들에게 감사하자. 우리가 부를 누리는 것은 시니어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수고가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풍요로운 삶은 없었을 것이다. “근면, 자조, 협동 정신”과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를 바탕으로 빈곤퇴치와 지역사회 개발을 위하여 1970년부터 새마을 운동을 전개하였다.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송하여 그들이 번 외화로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넷째, 우리나라를 목숨으로 지켜준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로 보답하자. 국가보훈부는 11월 11일을 6.25전쟁 당시 헌신한 유엔 참전용사를 기리는 국제추모의 날로 제정하고 유엔묘지가 있는 부산에서 1분간 묵념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0.6.25 북한군의 남침으로 나라를 빼앗길 뻔했는데 UN 참전국의 헌신적인 지원으로 국토를 회복할 수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를 도와준 나라는 총 60개국인데 전투지원은 미국 등 16개국, 의료지원은 스웨덴 등 6개국, 물자지원은 스위스 등 38개국이다.

다섯째, 어려운 이웃을 돕자. 작은 물질이라도 물질이 필요한 이웃에게 물질을 주자. 주는 자(giver)가 받는 자(taker) 보다 복이 있다고 한다. 성탄은 가까워 오는데 어려운 이웃이 참 많이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 기아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이웃들이 있다. 구석구석 보살펴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어렵게 생활하시는 분 들게 쌀 1포씩 이라고 전달하자. 연세대학교 김형석 교수는 "100세 이상 살아보니 내가 나를 위해 한 일은 남는 게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여섯째, 새 날을 주심에 감사하고 헛되이 살지 말자. 하루를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로 구분하여 하루살이 같이 살아보자. 세월은 빠르고 인생은 짧다. 마지막 천국행 열차가 언제 떠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점도 후회없는 한 해를 살았는가? 육신은 점점 허약해져 가는 모습을 보고 짧은 인생 효율적으로 살아보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본다. 나이는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고 한다.

기독교에서는 매년 11월 셋째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백화점 등에서는 벌써 성탄 장식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풍토병 전환에 따른 정책변화로 여유로워지는가 싶더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전쟁으로 암울한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나 자신과 가족과 우리나라를 지켜준 신에게 감사하며 내년을 설계하자.

성경에 범사에 감사하라(살전5:18)고 말하고 있다.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올지라도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는 삶을 살면서 풍요로운 내년의 삶을 설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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