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김헌일 청주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지난 12월 8일 오창읍 주성리 575 일원에 ‘오창국민체육센터’ 기공식이 열렸다. 총사업비 274억 원,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6천427㎡ 규모로 건립되며, 6레인(25m)의 실내 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 등을 갖춘다. 2027년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농구 경기 개최 예정 시설로 알려졌다.

축하 폭죽까지 터뜨리며 기공식을 성대하게 치렀다. 지역민 숙원으로 겨우겨우 어렵게 공사가 시작돼서 그런지 기공식 분위기는 뜨거웠다. 그러나 이를 보고 있는 필자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동안 청주시 체육시설 정책·행정의 부족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22년 전국 공공체육시설 현황’ 자료에 의하면, 청주시 공공 생활체육관의 연면적은 총 40,664m² (청주시민 1인당 제공 연면적은 0.0477m²)으로 전국 1인당 평균 제공 연면적(0.0660m²) 대비 72%에 불과해 전국 최저 수준이다. 수영장도 1인당 제공 연면적은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92% 수준이다.

대표적인 야외시설의 경우 청주시 공공 축구장의 부지면적은 총 236,666m² (청주시민 1인당 제공 부지면적은 0.2776m²)으로 전국 1인당 평균 제공 연면적(0.6150m²) 대비 45%로 역시 전국 최저 수준이고, 야구의 경우 청주시 공공시설 부지면적은 총 36,180m² (청주시민 1인당 제공 부지면적은 0.0424m²)으로 전국 1인당 평균 제공 연면적(0.2067m²) 대비 겨우 21% 수준으로 역시 전국 최악의 현실이다.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등 첨단산업으로 국가 경제를 이끌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청주시가 인구 85만의 거대도시가 되었지만, 시민의 건강과 행복의 기본인 공공체육시설은 전국 최하위 성적표를 드러냈다.

청주시 공공 체육시설 실정은 내수생활체육공원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11월15일 한 전국 일간지에 ‘477억 들인 ‘호화체육공원’...조명탑 없어‘ 반쪽 전락’이라는 제목으로 내수생활체육공원이 K스포츠 추락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도되었다. 청주국제공항 활주로를 고려하지 않고, 공군과 협의도 없이 혈세를 낭비한 대표적인 사례다.

언론의 쏟아지는 비판에도 청주시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혈세는 계속 투입되어 대규모 인공암벽 경기장과 야구장이 추가 건설되었다. 뒤늦게 수습한다고 에어돔을 설치하고자 100억 원을 또 투입하겠다고 한다. 향후 시설관리에 비행 소음과 각종 제한으로 시민 이용을 보장할 수 없는 시설에 유지보수비를 지속해서 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청주시 공공체육시설 행정의 미숙한 현실이다.

공공체육시설은 시민의 건강을 지켜준다. 신체활동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주민 간이나 기관 단체와의 소통 통로가 되어 지역 사회 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지역 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이벤트 등으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도 있다. 그동안 청주시는 지방자치행정에 가장 기본요소인 공공체육시설에 소홀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청주시민의 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구태의 공공체육시설 행정으로는 높아진 청주시민의 필요를 채우기란 불가능하다. 공공체육시설은 이미 ‘민선 지방자치 행정 성공’의 중요한 잣대가 되었다. 청주시정이 개선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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