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시내버스 노선이 17년 만에 확 바뀌었다. 시는 지난 9일부터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했다. ‘선진 대중교통 환경’을 구축한다는 야심찬 명분도 내세웠다.

이번 개편안에는 △대중교통 소외지역에 대한 버스 공급 확대 △교통약자 배려 △방풍막 시범 설치 등 타 시도 모범사례 도입 △스마트 승강장 도입 △종점 및 교통 방해(사고) 유발 승강장 위치 개선 △운수종사자 근로환경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선 변경·통합에 따라 종전 142개 노선이 98개로 줄었고, 일부 노선의 종점도 바뀌었다.

노선조정·분리(통합)에 따라 환승이 꼭 필요한 노선이 생겼고, 5개의 노선이 신설됐다.

이번 개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상당로와 사직로에 집중됐던 노선을 분산해 대중교통 소외지역에 대한 버스 공급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점이다. 또 스마트 승차장을 도입하고 종점 및 교통 방해(사고)가 유발되는 승차장의 위치 개선뿐 아니라 운수종사자 근로환경 개선 등도 담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버스 운영시간을 늘려달라는 시민 요청을 반영해 첫차는 더 이르게, 막차는 더 늦게까지 운영하게 된 점도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시의 집중 홍보에도 불구하고 노선 개편 첫날 시민들의 혼란과 불편이 곳곳에서 나타났던 점은 ‘옥에 티’다.

개편 사실을 알지 못했던 시민들은 평소 타고 다니던 버스가 오지 않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또 노선 개편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버스 정보 안내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특히 정보 검색이 서툰 고령자들은 바뀐 노선버스 번호를 몰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시민들에겐 호응을 얻은 시내버스 운행 시간과 관련해 일부 버스 기사들에게선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첫차 시간은 45분 당겨지고 막차 시간은 1시간 늘어나게 되면서 막차를 운행하고 종점에 도착하면 자정이 넘게 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직원을 구하고 있다고 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현재 상황에선 기사 한 명 당 버스 운행횟수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버스 노선도를 교체하지 않은 정류장도 많아 시민 불편이 컸다.

시는 지난 11월 24일 시내버스 노선 개편 최종안을 공개하면서 버스와 승차장 내에 노선조정 홍보물을 부착하고 휴대용 버스노선도, 홍보 광고지를 배부하면서 노선 개편을 홍보해왔다.

하지만 현장에선 사전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시가 이번 개편에 맞춰 나름대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해 온 것은 사실이다.

시는 개편된 버스 노선 운행 경로와 운행 시간을 누리집에 공개하고, 청주365콜센터 직원 교육, 민원대응TF 구성 등 노선 개편에 따른 적절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새로운 시책이 시행되면 미흡한 부분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좀 더 세심한 준비가 있었다면 시민들이 겪는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런 점이 아쉽다. 시가 이번 개편을 통해 내세운 ‘선진 대중교통 환경 구축’을 위해선 향후 촘촘한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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