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내륙특별법 통과되자
1천석 규모의 기념 음악회
5일이내 열라고 지시 내려
충북문화재단 등 "힘들다"

지역 인·허가 관련 업체에게서 수십억원을 빌렸다는 구설에 오른 김영환 충북지사가 '중부내륙특별법 통과 기념 음악회'의 닷새 이내 개최를 추진, 그의 '막무가내 도정'이 갈 수록 도를 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11일 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지사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의 지시를 내렸고 이에 도는 1000석 이상의 청주권 대공연장에서 이 날부터 오는 15일 중 이 음악회를 개최하려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충북문화재단에 하달했다.

도가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은 공공 부문에선 △청주예술의전당(대공연장) △충북학생교육문화원 △공군사관학교(안중근홀), 민간 부문에선 CJB미디어센터 등이다.

이 중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의 대관 가능일은 이달 29~31일 뿐이고 CJB미디어센터는 같은 달 12일 하루다.

공연 프로그램 안은 충북도립교향악단·청주시립교향악단과 도내 성악가의 협연, 충주시립우륵국악단·영동난계국악단의 국악 무대, 청주어린이합창단·안젤루스도미니합창단·증평한별합창단·충주루체레합창단의 어린이 대합창, 발달장애인 음악 단체인 ㈜네페스의 '루아 오케스트라' 등이고 2022년 12월 1일 충북도 홍보대사로 임명된 가수 바다의 무대도 포함시켰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지시를 받은 충북문화재단은 여러모로 난처한 처지다.

재단 관계자는 "예술인들의 경우 페이를 생각하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예산 문제 등 때문에 아직 도에서도 결정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들 연말이라 이 일, 저 일에 죽을 맛인데 재단 직원들은 가만히 대기하고 있다가 시키는 것만 해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차라리 가수들을 데리고 있는 용역사 같은 데를 알아보든가 해야지, CJB도 그런 풀이 있을 테고 그런 곳과 접촉해서 얼른 하는 게 나은데 재단을 끼고 하면 예산 승인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걸 모르시나"라며 "도가 직접 수행하는 게 훨씬 빠를 것이라고 전달은 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예술계 관계자는 "도내 예술인과 무관하게 전국적 인지도의 가수를 데려와 일회용 잔치에 올려 도민 혈세를 쓰는 상황도 우려된다"면서 "도지사의 즉흥 제안으로 일주일 안에 1000석 규모의 공연을 열려고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정말 막무가내인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도청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일정에 맞추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중"이라며 "특별법이 통과된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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