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북의 9.19 군사합의 파기와 남·북 군정찰위성 경쟁을 보며 안보의 심각성이 재삼 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보는 시각이 180도 다른 점이 우리를 불안케 하고 있다. 안보를 구시대의 유물로 보는 시각이 있으니 이 또한 어떻게 봐야 하는지 자못 궁금하다. 안보의 양극화가 안보를 불안케 하는 요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북측의 9·19 군사합의 파기는 한반도 안정을 저해할 것이 분명하다. 9·19 군사합의가 효력을 잃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한반도 안정 유지에 영향을 준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5년 동안 9.19 북측의 군사합의 위반이 3600건 이상이라니 기가 차다.

북측은 군 정찰위성 발사 성공으로 득의만만해있다. 비무장지대에서 우발적 사고의 위험이 커졌다. 빈곤 및 식량 불안정, 커지는 남북한의 경제 격차와 또 다른 위기에서 북한 내부 불만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북한이 폭파했던 비무장 지대(DMZ) 안의 최전방 초소(GP) 복구와 중화기 반입 징후가 여실한 정황이다. 남·북은 2018년 9 ·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의 11개 GP를 시범 철수했지만 북한의 합의 파기로 북의 장사장포 동시다발적 공격에 직면해있다. 북의 기습 선제공격 방어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북측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측은 9·19 군사합의가 규정한 군사분계선(MDL) 상공 비행금지를 해제했다. 바로 북한은 아예 9·19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우리 측에서도 9·19 군사합의 파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우리 측은 북핵의 방어적 차원에서 한국군 독자 군정찰위성 발사를 장기간 준비해왔다. 이는 방어적 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라고 본다. 북측의 호전적 핵 공격적 차원과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군 정찰위성 1호기가 미 벤덴버그 미 공군기지에서 발사 성공했다. 6년 전 시작된 이른바 '425 사업'의 첫 번째 위성이다. 군 정찰위성 1호기는 궤도에 진입하면 카메라, 통신장비, 광학장비, 적외선 장비 등 탑재체가 제대로 작동해서 지상 시스템과 연동되는지 등을 시험한다. 위성체를 최종 임무 궤도로 조정하고 영상의 초점을 맞추는 검보정 작업과 영상 품질을 평가하는 작업 등도 이루어진다.

국방부 관계자는 “짧으면 4개월, 길면 6개월 이 같은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내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 있다. 신문 한 장보다 작은 물체 포착 세계 최고 수준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한국군 독자위성 발사보다 앞서 이루어졌다. 이는 우리 측의 방어적 정찰위성 발사가 공격용이라고 하면서 역공하는데서 출발했다고 본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최근 쏘아 올린 군사위성의 경우 해상도가 3m급으로 평가돼 군 당국은 군사위성으로서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렇다고 이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이 정찰위성이 보내온 사진을 살펴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김정은은 푸틴과 거래를 하고 있다. 군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대가로 1000대가 넘는 무기 컨테이너를 러시아에 보냈다.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순수한 방어적 목적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한 방어적 목적이 아닌 공격용인 게 자명하다.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고 재삼 강조하고 싶다. 북측 입장에서의 발언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측은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서 북측의 군사행동을 억제하는 국제 협력 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칭 핵 강국이라고 주장하는 북의 도발에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고 싶다. 철통같은 안보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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