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은 12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네덜란드 남동부 벨트호벤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했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을 위한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이날 ASML본사에서 열린 '한국-네덜란드 첨단반도체 협력 협약식'에서는 윤 대통령과 알렉산더르 국왕이 임석한 가운데 △삼성전자-ASML 간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 설립' △SK하이닉스-ASML 간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개발' △한-네덜란드 정부 간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협력' 등 3건의 MOU(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이번 협력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양국 정부 간 직접 소통 강화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13일 헤이그로 이동해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중 계속 언급해온 '반도체 동맹(semiconductor alliance)'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문화할 예정이다.

한국과 네덜란드 정부가 특정 국가와 '반도체 동맹'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기하는 것은 양국 모두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 함으로써 반도체 분야에서 양국간 심도있는 협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날 ASML이 삼성전자와 체결한 MOU는 한국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EUV 장비를 활용, 초미세 첨단반도체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연구팹을 건립하는 내용이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해 "반도체 초격차는 미세공정 가능 여부가 핵심 요소 중 하나임을 고려할 때, 해당 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ASML과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은 국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 과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이번 협약의 의미를 설명했다.

ASML이 SK하이닉스 체결한 MOU는  EUV 도입이 확대됨에 따라 EUV를 친환경적으로 활용해 에너지 소모량을 감출할 수 있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이다.

한편 산업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ASML 간 협력 체결과 관련해 "치열해지는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ASML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공동 기술개발에 성공해 보다 친환경적인 반도체 장비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한·네덜란드 정부가 맺은 MOU에 따라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가 신설되면 한국의 반도체 관련 학생들과 재직자들이 ASML 본사는 물론 에인트호벤 공대가 제공하는 교육 기회를 얻게 돼 EUV 등 첨단 장비 운영 노하우 및 관련 기술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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