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박성규 한의학 박사·예올한의원 원장

겨울이 깊어지고 있다. 곧 동지가 지나면 겨울은 정점을 향해 치달을 것이다. ‘동의보감’에 기술된 겨울철 건강관리 개요는 아래와 같다.

‘겨울 석 달은 물이 얼고 땅이 갈라지며 양기가 움직이기 어렵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해가 뜬 뒤에 일어나야 한다. 몸과 마음을 고요히 다스려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추운 곳보다는 따뜻한 곳에 기거하고 피부를 통해 양기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정기를 기르는 방법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신장을 상하여 봄에 다리가 약해지고 생성하는 기운이 적어져 온병에 걸리기 쉽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명확하므로 계절에 따른 건강관리 또한 중요하다. 예전에는 누구나 실천하는 상식이었으나 교육의 부재로 제철 생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병을 얻는 이가 많아 안타깝다. 간과되기 쉬우나 중요하므로 일별하여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겨울철은 정기를 축적하는 계절이니 무리한 신체적 정신적 활동을 자제하고 식생활 수면생활 성생활에 절도를 지켜야 한다. 정기가 쇠약한 사람은 체질에 맞는 한약으로 정기를 보하면서 조리하면 계절과 상응하여 더욱 좋다. 겨울은 여름과 더불어 노약자에게는 가장 힘든 계절이므로 불의의 환난을 조심하고 미리 정기를 함양해야 한다. 체질적으로 심장이나 신장이 약한 사람은 미리 장기를 보하며 기력유지에 만전을 기해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날씨에 따라 의복을 적절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 한기는 뼛속까지 침투하기 쉬우므로 보온에 더욱 힘써야 한다. 패션을 중시하여 의복을 소홀히 하면 여러 가지 고질병이 생긴다. 노약자는 특히 내복을 입고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여러 벌을 겹쳐 입어 보온에 유의해야 한다. 하의가 부실하면 냉기가 하복부로 침투하여 정기를 직접적으로 손상한다. 자궁 난소 정소 등 생식 기능의 이상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관련 질환을 유발한다. 평소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손발을 따뜻하게 하고 외출 시 목도리나 스카프를 항상 두르고 다니도록 한다. 뒷머리와 목덜미는 한기가 침투하기 쉬운 통로이므로 보호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특히 아침 식사를 넉넉히 해야 한다. 추위는 정혈을 손상하므로 평소 음식을 통하여 이를 보충해야 한다. 예로부터 한파가 시작되기 전에 김장을 담거나 시래기를 준비하여 채소가 부족한 겨울을 준비했다. 요즘 비록 한겨울에도 채소가 흔하더라도 김장김치 시래기 그리고 말린 나물 등이 공급하는 다양한 영양소와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좋은 소뼈를 구하여 사골국을 장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겨울철 한약에 녹용을 첨가하는 것은 녹용이 정혈을 직접적으로 보충하기 때문이다.

노동을 하거나 바깥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침과 점심 식사 때 기름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추위로 인해 손상된 정혈을 보충할 뿐만 아니라 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고열량 식품을 선호하는 것은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하지만 저녁은 항상 담백하고 가볍게 먹어야 한다.

주거의 난방 또한 중요하므로 적정 온도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난방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면 공기가 혼탁해지고 세균의 침입을 받기 쉽다. 따뜻한 날에는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하도록 한다. 우리나라 겨울은 대체로 건조하므로 틈틈이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것이 좋다. 차가운 물을 천정을 향해 분사하면 공기 중 먼지나 세균도 가라앉히고 공기의 순환도 도와 보다 건강한 환경을 조성한다.

겨울철에는 운동이나 여행 그리고 성생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정기의 손상이 심해져 당장 병이 오지 않더라도 봄 여름이 되면 병에 시달리기 쉽다.

이번 주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으나, 올겨울은 대체로 포근한 날이 많아 바이러스의 창궐이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 백신이나 독감 백신 접종자가 많아 타국으로부터의 유입이 없어도 호흡기 바이러스의 감염자가 늘어날 것이다. 정기를 함양하여 바이러스에 대한 대항력을 키우고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어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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