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현 전 청주의료원장
소장 중이던 미술품 12점
부인 권명석 여사가 전해

조의현 전 청주의료원장의 작품 기증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부터 부인 권명석 여사, 김영규 현 청주의료원장, 손부남 화백.
조의현 전 청주의료원장의 작품 기증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부터 부인 권명석 여사, 김영규 현 청주의료원장, 손부남 화백.

조의현 전 청주의료원장(7~9대)이 청주의료원에 자신의 소장품 10여 점을 기증해 눈길을 끈다.

청주의료원이 19일 이 의료원 본관 1층 로비에서 개최한 작품 기증식에는 투병 중인 조 전 원장을 대신해 부인 권명석 여사와 기증 작품 중 '상생(2015)', '숨어버린 진실(1993)', '상생(2010)'의 작가 손부남 화백이 참석했다.

기증식에 앞서 "젊은 시절 청주의료원에 열정을 쏟는 남편이 때론 원망스럽기도 했고 배우자로서 외롭기도 했다"고 한 권 여사는 "당시 그림을 구매하고 모으기에 관심이 많았던 내게 병원 복도에 걸 그림 좀 없냐고 제안했던 남편 말이 떠올랐다"고 기증 배경을 밝혔다.

그는 "밤낮 없이 일에 매달려 환자만 돌보던 남편이 5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상에 있는 모습을 보니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아끼던 그림을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이런 자리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전 원장은 현재 청주의료원 중환자실에서 투병 중이라고 알려졌다.

그가 기증한, 김기창·정명희·이완호·송윤희·김재관 등 충북의 내로라 하는 작가들의 작품 12점이 의료원 벽면에 걸리며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손 작가는 자신의 대형 작품을 걸고 나니 양 옆이 허전하다는 권 여사의 말을 듣고는 두 점을 더 선뜻 기증했다.

손 작가는 "30여 년 전 그린 그림을 다시 보니 잃어버렸던 자식을 찾은 기분"이라며 "여사님과 전 원장님의 헌신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영규 청주의료원장은 "힘들고 어려운 환자들이 작품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길 바란다"면서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한 작품을 병원에 기증해주신 조 전 원장님과 권 여사님께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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