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 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화상을 입었다고 하면 대부분 뜨거운 기름이나 물, 불에 의해 의한 고온에 손상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화상은 고온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체온에 가까운 40℃ 온도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저온화상'이라고 한다. 40~60℃ 정도의 온도에 장시간 피부 노출이 될 경우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손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초기에는 피부가 약간 붉어지고 쓸리는 듯한 따끔거림 같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 지나치기 쉽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피부색이 변하고, 간지러움이 나타나게 된다. 더욱 심해지면 물집이 올라오거나, 피부 괴사가 일어나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는 각종 난방기구가 등장한다. 난방을 위해 집에서 전열매트나 전기장판 등을 사용하며 그 위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거나 잠을 자기도 한다. 이때 난방기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장시간 동안 노출될 경우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또한 할로겐 등 전기 히터는 구조상 파라볼라 형태로 되어있어 열이 한 곳으로 집중적으로 모이게 되어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는 난방기구이다. 휴대용으로 보온을 위해 핫팩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용법도 간단하여 손에 쥐거나 옷에 붙이는 등 쉽게 사용한다. 하지만 핫팩은 70℃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따라서 장시간 피부에 노출되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꼭 사용해야 한다면 피부에 장시간 동안 한곳에 집중적으로 노출 시키지 않아야 한다. 술을 마시거나 피곤한 상태에서 온열기 등의 사용을 자제하고, 당뇨환자나 수면제를 복용한 경우 사용할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의사표시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환자나 유아에게도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

피부가 노화되어 감각이 무딘 노년층도 주의해야 한다. 사용 온도는 37도 정도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난방 제품을 사용할 때에는 자동온도조절장치가 부착된 제품으로 일정 시간을 정해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기매트, 온수매트 등 위에는 담요 등을 깔아 열을 분산시켜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시에도 저온 화상의 위험이 존재한다. 노트북이나 스마트 기기는 계속 사용할 경우 발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다리 위에 올려놓지 말아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오래 통화할 때에도 얼굴 화상에 주의해야 한다. 

저온 화상은 물집이 생기거나 통증이 있는 고온 화상과는 피부가 따끔거리고 가려움이 있으며 피부가 약간 붉어지는 현상이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물집과 수포가 발생하기도 한다. 방치하거나 심해지면 피부색이 검은색으로 변하여 피부 괴사도 발생하기도 한다.

피부에 저온 화상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해당 부위를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그리고 의료기관에서 방문하여 적정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경미한 증상이더라도 방치하면 해당 부위가 손상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물집이 잡혔다고 인위적으로 이를 터뜨리는 행위는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