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동국대 공대학장이신 황승훈 학장님이 계시다. 인품이 참으로 훌륭하신 분이신데 이 분과 매일 글을 주고받는다. 필자는 주로 경제 관련 헤드라인뉴스와 내 활동 사항을 보내드리고 이분은 나에게 하루하루 마음에 새기면 좋은 글들을 보내주신다. 오늘은 소제목이 ‘강아지와 사브라’라는 글을 보내주셨다.

한국 부모님들은 사랑하는 자녀를 부를 때 ‘아이구, 내 새끼!’ ‘아이구, 내 강아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자식!’,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자녀 사랑이 참으로 대단하죠? 이스라엘 부모님들은 사랑하는 자녀에게 “너는 ‘사브라’다”라고 부른답니다.

사브라는 선인장 꽃의 열매 이름인데요, 선인장은 생명이 살기 어려운 악조건에서 자라는 식물이죠. 사막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을 참고 인내합니다. 지정학적으로 이스라엘은 처해있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면 오래 참고 인내해야만 하는 나라인데요, 유대인들이 자녀를 사브라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대가 없는 성공에 대한 환상을 내려놓고, 심는 대로 거두는 인생의 법칙을 가르치는 유대인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겠죠? 어느 한철 찬란히 피어나는 선인장 꽃은, 모든 잎을 가시로 바꾸면서까지 끝끝내 지켜온 선인장의 꿈이듯이, 유태인의 자녀 교육은 피 맺힌 가시들을 고스란히 품고 인내하여 온전한 순결의 꽃을 피우는 ‘사브라’를 닮아 가길 꿈꾼답니다. 꽃을 피울 때까지 기다리는 교육이죠.

그래서 오늘날 유태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이고 미국 인구의 2%밖에 안되지만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의 20% 이상, 노벨상 수상자들의 30%이상을 그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우리가 익히 들어본 수많은 내로라하는 기업들을 비롯하여 미국의 정치, 언론, 영화, 금융, 산업, 학문 등에 막강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죠. ‘사브라’라는 호칭은 의지 강화 교육의 지혜입니다.

◇유대인의 자녀 교육

자녀에게 ‘사브라’라고 부를 때마다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심어 주는 겁니다. “내 인생은 선인장과 같았다. 나는 사막에서 뿌리를 내리고,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땡볕이 쬐는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았다. 아침에 맺히는 이슬방울 몇 방울을 빨아들이며 기어코 살아남았다. 그러니 너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냐, 너라는 열매를 맺기까지 나는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냈다. 너는 ‘사브라’다. 선인장 열매다. 그러니 너도 끝까지 살아남거라. 그리하여 또 다른 열매를 맺어라. 그 열매가 맺어지거든 그를 ‘사브라’라고 불러 주어라”

이상의 글이 차동엽님의 ‘무지개 원리’ 중에 나오는 글 중 하나라고 한다.

◇강아지에게 놀아나는 우리

우리는 자녀들을 ‘아이구, 내 강아지’라고 부르는데 그만큼 예쁘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실 어찌 보면 강아지는 주인에게 아양만 떨면 주인이 먹여주고, 입혀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리고 가 주고..한 마디로 아양만 떨면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살 수 있다. 내용적으로 보면 인간을 숙주로 삼아 아주 편한 인생 산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 같다. 선거기간에 아양만 떨면 우리 국민들을 숙주 삼아 아주 편한 인생 산다. 내년 총선, 강아지들의 아양에 속지 말자. 더 이상 숙주 노릇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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