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광장]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우리의 인체는 정교한 건축물에 비유된다. 두 다리를 주춧돌로 삼아 몸통과 머리, 팔 등이 제 각각 역할을 하면서 튼튼하고 아름답게 구성돼 있다. 신체의 기본이 되는 양쪽 골반은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대칭으로 되어 있다.

또한 키의 절반을 차지하는 다리는 양쪽의 길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다. 그러나 생활 속에서 바르지 못한 자세를 취하거나 어느 한 자세를 장시간 지나치게 취하면서 골반과 다리가 균형을 잃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결과 골반과 다리의 접속부인 관절에 각도 상 이상이 발생하여 두 다리의 길이가 서로 달라진다. 두 다리의 길이가 달라지면 무의식적으로 두 다리 가운데에서 골반이 높은 쪽의 다리를 먼저 사용하고 많이 사용하게 된다.

사람의 행동양상은 대부분 자신의 체형에 맞는 동작과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때 자연스럽게 건강하지 못한 동작과 자세도 함께 습득하게 된다. 이러한 건강하지 못한 동작과 자세는 결과적으로 몸의 총체적인 균형을 무너뜨린다.

이것은 문짝이 맞지 않아 문을 세게 닫다보면 벽에 균열이 가고 그것이 지속되어 오래되면 집이 무너지는 결과와 같다. 무리한 자세와 동작을 취하게 되면 내장기관이나 눈, 코 등에 이상이 발생되고, 목이나 어깨, 허리, 다리 등의 신체 여러 부분에 고통이 따르고 결국은 병이 생기게 된다. 즉 두 다리의 길이가 서로 달라짐으로써 척추의 총체적인 균형이 무너져 만성 요통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병의 발생 원인은 무시한 채 균열이 간 부분에 임시방편으로 땜질만 하는 등 근본적 치료 대신에 수선만 하는 식의 인식은 개선되어야 한다. 인체는 자율성을 갖고 스스로 움직이도록 구성되어 있다. 외부로부터 직접적인 도움이나 관리를 받지 않고도 상호 체계적인 작용에 의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체의 기반인 골반과 다리의 접속 부분을 포함한 둔부 조직이 약하면 조금만 무리한 동작을 취해도 한쪽 다리가 늘어나거나 짧아지게 된다.

이어서 골반의 균형이 틀어지고 높은 골반 쪽의 다리 각도가 대퇴골이 밖으로 벌어지는 외전이 되면서 양 무릎의 높이가 달라진다. 이렇게 되면 건강하지 못한 자세와 동작을 취하게 되고 몸체의 균형은 점점 더 무너지게 된다. 그 결과 척추가 휘어지고 몸체의 수직선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총체적인 균형을 상실하게 된다.

골반이 틀어지고 척추가 휘어지면 전위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척추 전위 부분을 통과하는 내장기관과 조직의 지배 신경에 장애가 가해지고 나아가 그 신경 안에 있는 내장기관과 조직의 기능이 저하되어 병이 발생하게 된다. 설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병이 아니라 하더라도 두 다리의 길이와 골반이 서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면 올바른 자세를 취할 수 없고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로 일상에서 병의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2~3일 또는 1주일에 한번쯤은 두 다리의 길이와 양쪽 골반의 균형상태 여부를 살피고 적절한 교정을 통해 두 다리의 주춧돌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해야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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