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며] 한현우 보건학박사·한국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평가원 감사

디지털 문화(digital culture)는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내는 광범위한 영역의 응용과 인터넷, 가상 현실, 컴퓨터 게임 등과 같이 디지털 기술의 다양성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문화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문화의 세계화가 촉진되고 있으며 사회계층의 다양화와 개인의 일상생활의 변화가 사회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인터넷 보급률이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 쇼핑 등 인터넷을 활용한 비즈니스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창업자들이 인터넷을 활용하여 저비용으로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K‑Culture의 확산도 디지털 문화의 보급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이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은 첫째 스마트폰 중독의 발생과 개인주의의 극대화이다. 알콜중독, 마약 중독보다도 디지털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둘째 디지털의 과다접근과 소통부족으로 인한 우울증 환자와 자살자가 증가하고 있다. 셋째 개인정보의 과다 노출로 사회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란 연령, 신체여건, 지역, 경제여건 등으로 디지털 기기나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디지털 소외계층 사이에 발생하는 불균형을 의미한다. 신기술은 대체로 가격이 비싸고 사용하기 복잡하기 때문에 지식과 재산을 가진 특정 계층의 사람들은 접근이 용이한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접근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하는 계층은 지식이 늘어나고 소득도 증가하는 한편,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발전에 속도감이 떨어져 계층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디지털 격차는 정보의 격차이외에 생각의 격차, 문화의 격차 등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사회적 격차로 대두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2020 발표에 의하면 세계 인구중 절반은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고 있다. 주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디지털에서 소외되고 있는데 디지털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GB 용량의 모바일 데이터를 구매하는 비용이 월수입의 2%를 넘지 않아야 하는 데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20%를 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터넷 보급률이 가장 낮은 대륙은 아프리카이고 가장 높은 나라는 우리나라인데 고령자와 취약계층은 활용도가 낮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21년 3월 기준 북미의 93.4%, 유럽의 88.4%, 중남미의 80.4%의 사람들이 인터넷 접근이 가능한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인구의 43.1% 만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다.

디지털 격차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첫째 디지털 문맹으로 국가경제가 발전하는 데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것은 양질의 일자리에 접근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적인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양질의 광대역 통신망이 없다는 것은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에게 경쟁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디지털의 접근성 부족으로 평생교육기회가 줄어든다. 디지털 기술과 기기의 부족은 지식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여 불평등한 학습결과가 불리하게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디지털 기기가 부족한 지역의 교사와 학생은 교육을 이어 가기가 불가능했다. 셋째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의료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인터넷 엑세스는 중요한 공중보건문제이다.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보건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중요한 건강정보 및 자원을 빨리 확보하는 것은 감염병의 확산방지에 매우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개인중심의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공평하고 보편적인 접근을 하도록 디지털 건강(digital health)정책을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비정부 기관들이 협력하여 저비용의 인터넷서비스 제공, 디지털 기기의 보급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저렴하고 강력한 광대역 인터넷서비스를 범국가적으로 제공하여야 하며, 국민 모두가 저렴한 비용으로 기기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주도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교육을 실시하여 인터넷을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질의 기술지원을 통하여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및 on‑line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더 평등하고 더 개방적인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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