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용은 상상의 동물이다. 황룡, 청룡, 적룡, 흑룡, 백룡 중 청룡은 시작과 봄을 상징한다. 모습은 일반용과 다를 게 없다. 이름 그대로 몸이 푸른색을 띠고 있다. 오행 사상에서 청색은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동쪽을 상징한다. 청룡은 '동방을 수호하는 신성한 용'이다. 오행 중 나무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비 바다 바람을 다스린다고도 한다. 한국에서는 고구려와 고려의 고분 벽화에 그려져 있다. 조선시대 궁궐의 동쪽 문 천장에도 그려졌다. 도교에서 청룡을 인격신화한 이름은 ‘동해청룡왕오광’이다. 갑진년(甲辰年)은 육십갑자의 41번째 푸른색을 뜻하는 갑(甲)과 용(龍)을 의미하는 진(辰)이 만나 청룡을 나타낸다. 특히 푸른 용은 용기와 도전을 상징한다. 갑(甲)은 동양철학에서 10개의 천간 중 첫 번째로 시작을 의미한다. 갑진년(甲辰年)은 10년을 계획하고 새로 시작하는 해다.

그러기에 국민 각자의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새로운 시작을 하는 알찬 해가 되길 기원한다. 국가 사회에도 잘 풀리고 국가정책의 장기 발전계획이 수립되고 새로 시작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싶다.

또한 청룡은 동청룡(東靑龍), 서백호(西白虎), 남주작(南朱雀), 북현무(北玄武)와 더불어 사신도 중 하나로 예로부터 신성한 동물로 여겨져 권위와 권력을 상징한다. 동양 신화에서 상징적인 존재로 여겨지며 힘차고 진취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전해진다. 황룡, 청룡, 적룡, 흑룡, 백룡 중 청룡이 손꼽히는 이유는 오방위 중 푸른색으로 상징되는 동쪽을 지켰기 때문이다. 12 지지의 5번째인 용은 방위로는 동남방, 달로는 3월, 시간으로는 오전 7~9시를 뜻하며 낙타, 호랑이, 사슴, 뱀 등 여러 동물의 형상을 지녀 상상 속 동물로 유일하다. 용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리더십이 강하고 주도적인 성향을 보이며 열정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성격이다.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크며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 장점이다. 창조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를 갖고 새로운 것을 능숙하게 받아들인다.

예로부터 용은 생명의 근원인 물을 상징해 초현실적인 존재로서 왕실에서는 제왕의 상징 불교에서는 불법 수호자, 민간에서는 수신(水神), 우신(雨神)으로 여겨졌다. 이에 물을 다스려 비를 내리고 삿된 기운을 쫓는 신령스러운 존재로 화마(火魔)를 물리치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 대부분 목조 건물인 사찰에서 용의 형상을 많이 활용했다. 가뭄 때 지내는 ‘기우제’, 바닷가 마을에서 지내는 ‘용왕제’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용띠 해에는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일이 발생했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했으며, 진주대첩, 한산도대첩도 일어났다. 1928년 조선어학회가 훈민정음 반포 기념일을 한글날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훈민정음이 '한글'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특히 1976년 양정모 선수가 올림픽 레슬링서 첫 금메달을 획득했고, 1988년 88서울올림픽이 개최됐다. 세계적으로는 1904년 러일 전쟁이 시작됐다. 1916년 제1차 세계 대전으로 10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솜므전투가 시작됐으며 시베리아 횡단 철도도 완성됐다. 제2차 세계 대전 또한 1940년인 용띠 해에 발발했다.

용은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지닌 채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60년 만에 다시 돌아온 갑진년 ‘청룡의 해’는 우리나라가 일취월장하는 해로 발전하길 기원한다. 푸른 용처럼 용기와 도전의 해가 되길 바란다. 극심한 진영론리, 증오의 좌우 대립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국민화합의 해로 발전하는 한해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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