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최근 스마트폰 사용을 일시적으로 멀리하는 ‘디지털 디톡스’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는 손님들이 카페 입장시 스마트폰을 카페 직원에게 맡기고 입장하는 북카페가 늘어나고 있고, 와이파이와 심지어 전기까지 차단해 스마트폰을 쓸 수 없게 하는 리조트나 호텔도 생겨나고 있다. 말 그대로 ‘디지털 도파민’ 중독으로부터 헤어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도파민은 의욕과 활기의 원천이자 우리가 성취, 쾌락 같은 즐거움을 느낄 때 나오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도파인 분비가 지나친 경우 우리 뇌는 쾌락과 자극만 찾게 되고 흥미 있는 부분에는 집중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는 흥미와 의욕을 잃어버리고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에 시달리게 된다. 50~100년 전에는 천식 치료제로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담배를 처방했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야 우리는 당시 어떻게 그걸 모를 수 있지? 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예는 역사적으로도 비일비재하다. 향후 50~100년 뒤에 지금의 스마트폰을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하게 했었다는 사실에 담배에 대한 예처럼 놀라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수백만 년간 진화를 거치면서 서로 연결되어 소통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 뇌가 서로 연결되도록 하는 방법의 하나는 즐거움을 담당하는 도파민을 내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이어질 때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이 소셜미디어가 근본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이걸 너무도 쉽게 얻고 있다는 데 있다. 도파민이 더 많이, 더 빨리 배출될수록 해당 물질이나 그 행동에 더 중독되고, 그렇게 중독된 뇌는 더 많은 도파민을 요구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전문 방송장비 부럽지 않은 고화질 카메라, 간편한 보정과 편집 도구, 터치 한 번이면 업로드되는 초고속 통신망, 그리고 이걸 온 세상이 볼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도파민 중독을 위한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어 돌아가고 있다. 유튜브, SNS를 통한 도파민 중독이 왜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실험연구결과가 있어 소개한다. 장치의 버튼만 누르면 뇌에 전기자극을 주어 즉시 도파민이 분비되도록 설계된 장치를 생쥐가 눌러보게 했다. 그 생쥐는 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심지어 자식이 옆에서 굶어 죽고 있는데도 쉬지 않고 버튼만 누르다가 죽었다고 한다. 유튜브 숏츠나 인스타그램 릴스를 멍때리며 보는 행동도, 카카오톡이나 SNS알림 소리가 울리면 궁금함을 못 참게 되는 것도 모두 도파민 분비에 의한 것이다.

이제는 ‘디지털 디톡스’에 관심을 두고 자기 자신을 돌아볼 때가 온 것 같다. 전문가가 추천하는 디지털 디톡스 방법을 소개해 본다. 첫 번째, 도파민 중독을 유발하는 숏폼 컨텐츠나 SNS 등 디지털 디톡스의 대상을 찾아 한 달 동안 멀리해 본다. 두 번째, 매일 30분씩 러닝을 통한 운동이나 독서를 통한 공부 등을 실천해 본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의 극복을 통해 서서히 도파민을 얻을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우리의 꿈은 오르막인데 우리의 본능은 내리막을 간다.” 라는 말이 있다. 디지털 디톡스는 본능을 거슬러 고통을 수반하는 오르막을 오르는 일이지만 우리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조금씩 실천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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