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소통'이란 단어만큼 각광받는 단어도 흔치 않다. 이 정권 초기에,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기류의 정치와 정책을 펴나가던 대통령이, 촛불시위라는 대규모의 군중시위를 경험하고 나서 국민들과 잘 소통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거의 말기에 들어선 지금도 '소통부재'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지도자와 국민간, 국민상호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소통전문가', '소통도구' 등의 단어가 생겨나기도 한다. 더불어 주목받는 것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대표되는 소통도구(sns: social network system)다. 처음 컴퓨터를 통해서만 행해지더니,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아무 곳에서나 터지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을 바탕으로, 전 세계 누구나와 소통한다. 지난 일본 쓰나미 때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즉시 상세한 소식이 전 세계로 전달되는 것을 목도하지 않았던가. 트위터가 팔로워(follower)와 팔로위(followee)간 짧은 글에 의한 대량 정보 전파기능이 있다면, 페이스북은 아는 사람들끼리 손쉽게 생각과 소식을 주고 받고 비교적 긴 글도 올릴 수 있어서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널리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 때 쯤 여러 사람으로부터 메일로 페이스북 친구 초대를 받고 시작한 나는, 근래 페이스북 매니어(?)가 되고 있다. 처음에는 컴퓨터를 사용해서 틈나는 대로 들락거리다가, 작년 10월부터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본격적인 페이스북 사용자가 되었다. 아침에 새벽기도를 마친 직후와 저녁 퇴근 무렵 두 번에 걸쳐 페이스북을 확인하고, 그 외의 시간에도 심심하면 확인한다. 다른 이들의 글과 사진에 대해 대부분 '좋아요' 표시를 해서 관심을 표명한다. 그리고 같이 생각을 나누고 싶은 경우 댓글을 단다. 나도 느낌이나 생각이 있으면 적어 올린다. 때로는 사진과 함께 올리기도 한다. 큰 산을 등반했거나, 길을 지나다가 아름다운 광경을 목도한 경우 영락없이 사진을 올려 다른 이들과 나눈다. 어떤 때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올린 글에 수십 개 댓글이 붙으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토론장이 되기도 한다. 참 재미있다. 짬을 내서 다른 이들과 손쉽게 생각과 소식을 나누는 것.

내 글을 올려놓은 뒤에는 다른 사람이 와서 '좋아요' 표시를 해주든지, 더 나아가 댓글을 달라주길 은근히 기대하기도 한다. 내 글에 열심히 댓글을 달아주는 이는 당연히 고맙고 더 친근해진다. 그렇기에, 다른 친구들이 올린 글과 사진들에 대해서는 그 정성을 생각해 '좋아요'로 관심을 표명한다. 비교적 같은 지역에 사는 인연있는 분들과만 친구 되다보니 그다지 많지 않지만, 어느덧 친구도 680명이 되었다. 어떤 이는 수천 명과 친구를 맺기도 한다. 때로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하고 지내던 옛 지인을 만나는 기쁨도 있다. 페이스북에서만 알던 분을 직접 만나 친해지는 경우도 있고, 원래 친했지만 페이스북 때문에 더 친해지는 경우도 있다. 단상(斷想)을 끼적이길 좋아하는 나에게, 짧게는 400자에서 길게는 '노트'라는 칼럼을 통해 긴 글도 올릴 수 있는 것은 더없이 좋다.(물론 시대상황을 반영해서, 긴 글을 읽기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그런데, 얄미운 사람도 있다. 페이스북에 가입만 해놓고, 자기는 아무 것도 올리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 것만 보는 소위 '눈팅족'이 그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신분은 거의 밝히지 않거나, 아예 facebook(얼굴책?) 이름에 걸맞지 않게 사진조차 올려놓지 않은 채 친구 되자고 하는 사람과는 친구 맺지도 않지만, 정말 밉상이다. 페이스북은 소통하자는 것이고 당연히 상호참여가 전제되는 것인데, 일방적으로만 섭취한다면 소통이 아니다. 또 어떤 이들은 정치적, 사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이기도 해서, 그런 분들과는 친구맺기를 사양한다. 소통은 소통이다. 소통은 관심이다. 소통은 사랑이다. 소통에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것 없이는 이 소통기구(sns)가 제대로 유지될 수 없다. 사회도 마찬가지 아닌가. 서로간의 신뢰없이, 관심없이, 사랑없이, 세상이 제대로 ?유지·발전될 수 없다. 페이스북을 통한 즐거운 소통처럼, 이 땅 위의 모든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잘 이루어지길 소원한다.



/유재풍 법무법인 청주로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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