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청룡의 해인 2024년 새해가 시작된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주일이나 지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새해 설계를 충실하게 하고 실행해서 새해에는 더욱 알차고 바람직한 좋은 일이 많기를 기원한다. 4월 10일 22대 총선, 7월 파리올림픽 등 중차대한 여러 행사 중 연초에 개최되는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관해 살펴보며, 우리 대표팀이 1960년 대회 이후 64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하여 온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새해 선물을 주길 간절히 바란다.

중동의 카타르 도하, 알 와크라, 알 라이얀, 알 코르에서 현지기준으로 2024년 1월 12일 (금) ~ 2월 10일 (일)에 개최되는데 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이라 하는지 궁금하다. 이 대회는 원래 2023년 6월 16일부터 7월 16일까지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중국이 코로나19 범유행에 의한 예외적인 환경으로 인해 대회 개최권을 반납하여 이듬해 카타르에서 열려서이다.

이번 대회 슬로건은 ‘HAYYA ASIA’이며, 아랍어로 ‘아시아로 가자’라는 뜻이다. 마스코트는 2011 AFC 아시안컵 카타르 때 마스코트였던 저보아(사막쥐) 가족이 공식 마스코트로 재선정되었다.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사막 지역에 서식하는 사막쥐 저보아를 형상화했다고 하는데 무척 귀엽고 익살스럽다.

지난 6일 밤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서 이라크를 상대로 마지막 모의고사가 있었다. 중동 모래바람을 잠재우며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답게 통쾌한 완승을 기대하며 졸음을 참고 중계방송을 보며 응원하였다. 아시안컵 경기에 앞서 하는 경기라 실전처럼 최정예 선수들이 출전할 줄 알았는데, 전력과 전술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전반전에는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주요 선수를 벤치에 앉히고 다양한 선수들이 뛰었다. 1대0으로 승리하는 나름대로 원만한 성과를 올려 다행스럽고 기뻤다.

후반전에는 벤치에 있던 주요 선수들이 포진해서 사전에 훈련한 대로 뛰어난 전술과 기량으로 많은 골을 기대했으나, 이라크의 장벽 탓인지 욕심처럼 골은 넣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 중동팀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역대 아시안컵에서 고비 때마다 한국의 발목을 잡아 온 중동팀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

조별리그 D조에서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경쟁하는 이라크는 16강에서 한국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는 조별리그 E조에서 바레인(15일),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와 붙는다. 만약 한국이 E조 1위, 이라크가 D조 2위면 맞대결이 성사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재성(마인츠)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한 클린스만호는 10일 기회의 땅 카타르에 입성한다. 모쪼록 본선에서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를 누르고 완승을 하여 조 1위로 16강에 올라 8강, 4강, 결승까지 승승장구하기 바란다. 1960년 대회 이후 64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을 하여 카타르 하늘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제일 높은 곳에 태극기를 게양하기를 학수고대한다.

어느 때보다도 우리 국가대표팀은 '역대 최강 전력'을 자랑한다. 자타공인 아시아 최강급이지만 오랫동안 아시안컵과는 인연이 없는 듯했다. 우승으로 가는 길을 번번이 중동의 복병이 가로막았다. 5년 전엔 8강에서 카타르에 일격을 당했고, 2007년 준결승에서도 이라크가 발목을 잡았고, 이번 대회 역시 중동의 모래바람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조별 예선에서 바레인과 요르단을 만나는 우리 대표팀이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한다면 16강에서 이라크, 8강에서 이란을 만날 확률이 높다니 절대 방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여 오랜 꿈을 반드시 실현해야 하겠다. 딱 한 번만 패해도 짐을 싸야 하는 토너먼트에서는 먼 목표가 아닌 눈앞의 경기에 집중하며 하나하나 올라가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중동 외에도 우승을 위해서는 일본과 이란도 반드시 넘어야 할 숙적이다. 당장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봐도 일본이 17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우리 대한민국은 23위로 이란(21위)에 이은 3위이니···.

또한,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목적을 달성하는 것처럼, 지역·이념·세대·갈등 등을 척결(剔抉)하고 하나가 되어 선진 대한민국으로 웅비(雄飛)하는 원년이 되는 갑진년 새해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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