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열며] 김창주 청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석우재활서비스센터장

지난 주였던가? 첫째가 입학하게 될 중학교의 예비소집에 다녀왔다. 나의 삶에도 나름의 시간이 흘러서 일까? 초등학교의 익숙함으로 인해 졸업이라는 아쉬움도 잠시 새로운 출발을 위해 낯설은 중학교 생활에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걱정도 앞섰던 지난날 나의 모습도 떠올랐다. 이런 감성에 젖어듬도 잠시, 임시 반배정을 알리는 게시판을 보고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와 주거지와 거리순으로 1군, 2군 3군 이런식으로 입학예정자가 원하는 학교를 지원하고 중학교를 배정하는 원칙에 따라 중학교 배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반 배정 게시판의 출신학교를 보니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 첫째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아이들은 고작 15% 정도가 입학하고 정원의 80%가 근처 신도심의 초등학생이 입학하는 것이다. 과연 이게 올바른 방식인가? 이러한 현상은 어떻게 발생하게 된 것일까? 과연 우리 동네만 이러한 것일까?

대한민국은 현대화와 도시화의 발전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지난 수년동안 급속한 도시화와 함께 형성되고 있는 신도심의 발전 거주지역의 확대로 인해 단순한 도시화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러한 거주 환경의 변화와 다각화라는 흐름속에서 새로운 주거지의 부상은 도시의 얼굴을 새롭게 만들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는 교육 분야에서도 여러 문제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원도심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의 중학교 입학에 대한 문제점은 심각한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신도심은 결국 주로 주거지의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고 그 결과로 학교수요에 대한 적절한 교육인프라 마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며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문제가 초등학생의 중학교 입학과정에서의 문제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신도심 특성상 교통이 불편한 실정이며, 교통수단의 미비와 통학로의 미흡함은 학생들의 통학에 어려움을 준다. 때문에 중학교를 선택하는 폭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최근 발표된 리포트들에서, 신도심은 특정 계층의 고소득층이 몰려 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학생들과의 다양성이 부족함과 함께 교육격차를 확대하고 교육의 한정성을 가져다 줄 우려가 크다. 결국 이러한 교육서비스의 불균형은 더욱 더 악화 될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다각적인 정책 개선에 힘을 모아야한다. 교통 인프라 향상과 신도심의 적절한 인구조사와 학교의 개교에 대해서 시⋅도 정치, 행정, 교육 관계자들은 즉각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를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학부모들도 이러한 문제들을 공동으로 인식하고 협력하여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당장 즉각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행처럼 극단적인 비율 차이를 두고 특정 학교의 학생을 중학교로 배정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교육당국은 생각해야만 한다. 중학교 입학배정을 주거지와 1군 거리 간격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중학교 입학생 수를 기준으로 일정한 비율로 나누고 이를 토대로 학생 수를 배정하여 일정한 비율로 입학을 배정하는 것이 옳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절대적인 행정력의 완성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운영의 미를 발휘하기 위한 노력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될 수 있다. 부디 앞으로는 이와 같은 현상이 우리 지역사회에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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