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윤명혁 S&T농업비즈니스컨설팅 대표

지구가 몸살을 하고 있다. 당장 우리나라의 지금 겨울 기후만 보아도 알 수 있는데 일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 즈음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날씨가 연출된 것이다. 지난여름을 기억해 보자. 엄청난 폭우로 너무나도 큰 피해를 주지 않았는가? 기상청은 처음으로 극한 호우라는 표현을 쓸 정도의 엄청난 폭우는 우리 지방에서도 지하도 침수사고가 발생하면서 너무나도 큰 아픔을 주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도, 일본, 중국 등도 장마철 폭우로 큰 피해를 보았다.

유럽은 여름철 폭염으로 진통을 겪었는데 이탈리아는 수도인 로마의 기온이 41.8도까지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으며 남부의 시칠리아섬은 47도까지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스페인도 남부 세비야가 44도까지 상승했으며 프랑스도 마르세유 등 남부는 집 밖으로 나가기가 어려울 정도의 고온이 계속되는 등 유럽 대륙은 폭염에 시달리는 여름을 보내야만 했다.

아시아와 중동의 폭염은 더욱 심각했는데 중국의 신장 위그르 자치구 투르판 분지는 52.5도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으며 중동의 이란 남부 부세르주에서는 체감온도가 66.7도까지 상승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고 여름에도 선선해야 하는 캐나다의 북극권 근처에 있는 노먼 웰스의 기온이 38도까지 올랐다고 한다. 여름 폭염이 계속되는 동안 유럽은 물론 캐나다, 호주, 미국 등에서는 계속되는 산불로 도시가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면서 그야말로 지구가 펄펄 끓는 시대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폭우와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일까? 세계 기상 기구는 엘니뇨 현상으로 동태평양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대기 온도가 함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지나고 나면 고온이 좀 가라앉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는 답을 내놓았다. 세계 기상 기구는 이렇게 고온 사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엘니뇨는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설명으로 답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폭염과 폭우로 인한 인간의 피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만 해도 유럽에서 온열 질환 사망자 수가 6만 명에 이르렀는데 세계보건기구가 무더위와 이로 인한 건강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하면서 무더위로 인한 악영향은 온열 질환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고 바이러스라든지 말라리아, 콜레라 같은 질병으로 이어지면서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큰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데 뉴욕타임스지는 기후 변화로 경제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지구 온도 상승이 노동 생산성 감소는 물론 무역에서의 물동량 감소와 투자의 약화까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장 미국에서는 3천 200만 명,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 야외에서 일하고 있는데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이런 비율이 더 크기 때문에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경제 활동을 제대로 못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농업에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예측에 따르면 2050년쯤에는 쌀 자급률이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2010년을 100으로 보았을 때 2030년에는 77%, 2040년에는 62.6%, 2050년에는 47.3%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세계인의 주식이라고 하는 밀 생산량도 기온이 올라가면서 밀의 생육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이삭이 여무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밀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이삭이 제대로 여물지 못한다면 당연히 밀 생산도 우리나라의 쌀처럼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전 세계는 식량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식량 부족의 문제와 맞물려 농작물의 재배 적지가 계속 북상하면서 쌀이나 밀은 물론 사과, 배 등의 재배면적이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큰 문제라는 점이다. 결국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폐해를 막아내는 길은 우리가 일상에서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감축하는 방법밖엔 없다는 것이다.

이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동참해야 하며 환경을 지키는 친환경을 넘어서 환경을 지키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인식하고 필 환경(必環境) 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제껏 국제적으로, 또는 국내적으로 추진해온 친환경 운동을 이제는 새로운 그린 시대 (New Green Reality) 운동으로 승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농업 분야에서의 퇴비 부숙도와 적정 시비량 준수는 물론 농약 PLS 적용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농업을 실현해야 한다. 결국 지구를 지키고 나를 지키는 것은 내가 앞장서야만 한다는 인식으로 새로운 그린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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