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면서 범야권 위성정당인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위성정당 을 비판하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라며 "위성정당 출현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알고 있지 않나. 김의겸, 최강욱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이 대표의 발표와 관련해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이 이번 총선의 중요한 시대정신이라 말씀드렸는데, 이런 위성정당 제도를 통해 그런 운동권 특권 세력이 더 많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며 "잘못된 제도"라고 평가했다.

또 한 위원장은 "선거라는 건 민의를 반영해야 하는 구조여야 하는데, 복잡해서 전문가들끼리만 아는 구조로 왜 나왔는지 설명할 수 없는 선거제도를 왜 해야 하냐"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출발 자체가 야합으로 출발했다는 것 아닌가. 이 대표가 그랬으니 거기에 맞춰서 (준연동형 비례제가) 얼마나 잘못됐고,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 대표는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4월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에 대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면서 범야권 위성정당인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2022년 대선 때 '비례대표제를 왜곡하는 위성정당 금지'를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2년 만에 약속을 깨고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한 것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30석을 소수 정당에게 먼저 배분하는 방식이어서 소수당의 원내 진입을 늘려주는 제도이다.

한편, 이날 한 위원장은 '중진 의원들의 희생 규모가 얼마나 돼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불출마가 꼭 답은 아니지만, 이번 선거에서 꼭 이겨야 할 것"이라며 "정말 치열한 승부의 장에 많은 실력있는 분들, 중량감 있는 분들이 나가주시는게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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