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6일 "윤석열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발언을 계기로 친문계(친문재인계)와 친명계(친이재명계) 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임 공관위원장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게 된 것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조국사태, 울산시장 후보 개입 사건,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정지 조치 등 집권세력 압박에 정면 대결해온 덕분이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치권에서 물러나라는 뜻으로 친명의 대(對) 친문 선전포고다.

이에 문재인 정와대 핵심 참모 출신들이 잇달아 반격에 나서며 본격적인 대응태세를 정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청와대의 대표적인 대변인으로 꼽히는 고민정 의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만, 통합의 정치, 연대의 정치가 절실한 때에 무엇이 범진보진영의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해 공개석상에서 첫 반론을 폈다.

고 위원은 이어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강한 반발성 발언을 하고 개인 일정을 이유로 최고위원회의 도중 자리를 떴다.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홍보수석)을 지낸 박수현 전 의원(충남 공주부여금산 총선 예비후보)도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가 책임질 일이고 함께 돌아봐야 할 일이지 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반격에 나섰다.

앞서 전날인 6일 임종석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 탄생에 문재인 정부 책임이 아니냐는 분들의 말씀은 왜 윤석열 같은 인물을 애시당초 발탁했느냐는 것"이라며 "당시 정치 검찰 행태에 대해 불신이 컸고, 윤석열 검사가 국회에 와서 한 행동이나 발언들이 굉장히 참신해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모두가 그런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치할 결심을 하고 그걸 이용한 윤석열 당시 총장을 탓해야지, 이 문제를 가지고 언제가 뿌리냐 하기 시작하면 결론이 나지도 않고 내부 균열이 커진다"고 친문의 공세에 대응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으니 전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 스스로 용단하는 게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반영한, 원론적 말씀"이라면서 "과거 민주당의 주류였고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분들이 어쨌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있고 당연히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책임도 있다"며 "두 그룹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사람들이 우리가 뭐가 부족했고 잘못한 건 뭐였다는 거에 대해서 한 번쯤은 자기 고백 같은 게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해 역시 책임론을 거론했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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