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관리비 늘어 이익 줄어

백화점 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에도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백화점 업계 공시를 종합하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3사의 지난해 백화점 부문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다.

롯데는 국내 백화점 부문 매출이 3조2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신세계는 2조5570억원으로 2.8%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2조426억원으로 4.9%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던 2022년과 비교해 증가 폭은 둔화했으나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가처분 소득 감소로 내수 소비 시장이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내놓은 성적표로는 '선방'한 수준이다.

백화점들이 시장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대형점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면서 영업이익은 쪼그라든 것이다.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을 보면 신세계는 4399억원으로 12.4% 줄었고 현대는 3562억원으로 6% 감소했다. 롯데백화점만 국내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이 4984억원으로 2% 증가했다.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인건비와 수도·광열비 등 고정비가 늘었고 소비침체 속에 매출을 끌어올리느라 판매촉진비를 많이 투입한 결과다.

매출은 성장세를 이뤘으나 실제 장사를 그만큼 잘하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이런 추세는 팬데믹 기간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던 명품과 해외패션 매출 신장률만 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롯데의 해외패션 매출 신장률은 5%였고 현대와 신세계의 명품 매출 신장률도 각각 5.8%와 0.2%에 그쳤다.

명품 브랜드가 해마다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성장률은 아쉬운 수준이다.

백화점 업계는 올해 장사도 쉽지는 않겠지만 매장 리뉴얼과 브랜드 보강 등으로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는 그러나 올해 백화점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인상된 수도·광열비 등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한적인 데다 판매관리비 감축 영향 등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올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지난해 실적(2766억원)보다 늘어난 3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판관비 감축 등을 통해 이익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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