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설 연휴가 끝나면서 겨울 날씨도 한풀 꺾인 듯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을 통과하는 중으로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는 시기라며 ‘4월 초순의 기온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찾아온 것은 미세먼지다. 이와 같은 포근한 날씨 속에서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12일까지 전 지역에서 ‘나쁨’ 수준을 보이던 미세먼지가 중부지역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잔류하면서 높은 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기가 정체하면서 전일 미세먼지가 남아있는 데다, 중국발 스모그 유입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버스정류장에도 그날의 미세먼지 수치를 안내하고 있을 정도로 미세먼지는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이다. 중국과 몽골의 사막과 황토지대 등에서 봄의 편서풍을 타고 오는 황사는 철, 칼륨, 규소 등의 산화물로 이루어진 흙먼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미세먼지는 흙먼지에다가 납, 알루미늄, 카드뮴 등과 같은 중금속성 발암물질이 섞여 있기에 그 문제가 심각하다.

미세먼지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힘들다. 대기 중에서 떠다니는 직경 10㎛ 이하의 물질이다. 미세먼지는 가볍기 때문에 대기 중에서 오랫동안 흩날리며 다닌다. 이중 지름이 2.5㎛이하를 초미세먼지라고 한다. 이런 미세먼지는 화석연료가 연소되거나 자동차 매연가스로부터 생기기 때문에 중금속 등 각종 화학물질이 포함되어있다. 경유차량, 화력발전소, 선박, 가정연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원인이 존재한다. 심지어는 차량이 지나가는 도로에서 타이어 표면이 마모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초미세먼지는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및 신체 내 기관지까지 침투하여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미세먼지는 그 미세한 입자가 코, 구강 그리고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못한 채 그대로 몸 내부에 축적된다. 이로 인해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그 미세먼지가 폐포를 통과해 혈액으로 온몸에 퍼지면 그게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미세먼지로 인해 모공이 막혀 피부트러블이 발생하고, 알러지성 혹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산업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항공기나 자동차 등과 같은 정밀한 산업시설물에 손해를 끼치며, 가축과 농작물의 성장을 방해한다.

무엇보다도 미세먼지 기상 정보를 미리 확인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매우 나쁨, 나쁨, 보통, 좋음의 단계로 표시되는데 그중 매우 나쁨은 외부활동을 지양하여야 한다. ‘나쁨’ 수준의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었을 때에는 야외활동보다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외식·쇼핑을 하거나, 봄맞이 집안 대청소를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외출이 필요한 경우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도로 옆 인도를 걷게 되더라도 차도에서 멀리 떨어져 보행하는 것이 좋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릴 때에도 도로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매연가스를 피해야 한다. 담배를 피운다면 도로 주위에서 흡연할 경우 초미세먼지에 섞인 오염 물질이 폐 깊숙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을 때에는 되도록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가급적이면 공기청정기를 적극 활용하고, 자동차 운전 중에는 창문을 열기보다는 실내공기가 순환되도록 하고 온도조절은 냉·난방장치를 활용하여 하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미세먼지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세먼지가 많은 장소를 선정하여 정화기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여야 한다. 차량이 다니는 도로에 주기적으로 미세먼지를 세척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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