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모든 사업은 결국 이익을 많이 내고 경비는 적게 하려는 데에 귀결된다. 그리고 이익과 경비는 상대의 욕망과 자기 욕망의 컨트롤 여하에 달려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이렇게 하고 싶다. 저렇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의 강도에 따라 사람은 움직이고 그래서 어떤 사람은 거대한 사업을 이룩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작지만 아늑한 가정을 이룬다. 그러나 욕망의 실현을 위해서는 이쪽도 응분의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거대한 사업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투자가 뒤따라야 하고 아늑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심하고 알뜰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이렇게 사람은 욕망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행동한다. 월급날이 가까워지면 택시의 손님이 줄어들고 술집도 한산해진다고 한다. 주머니가 비기 때문이다. 모든 장사는 상대방의 욕망과 주머니 사정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이 고객의 욕구를 간파하고 만족시켜 줌으로써 생기는 것이 이익인 것이다. 고객이 만족했다. 이득을 보았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결국 자기의 이익이 된다.

매출액의 신장을 꾀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고객의 욕망이다. 그런데 경비는 자기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정도에 달려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하면 할수록 경비는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어느 사장은 택시를 타고 귀가할 때 자기 집 가까이에서 요금 미터기 8백 원이 표시되면 바로 차를 내린다고 한다. 2백 원의 잔돈을 아끼기 위해서다. 자기 욕망의 충족을 억제하고 설령 2백 원이라도 아낀다고 하는 정신이야말로 사업 성공의 열쇠인 것이다.

비즈니스맨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다. 그러나 번다는 목표는 매출을 늘리는 것과 경비를 줄인다고 하는 두 가지 면의 성공이 없어서는 달성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욕망 충족만을 생각하고 상대방의 욕망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는 벌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는 이득을 얻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경비도 절감될 수 없으며 영영 이익이 오를 수도 없다. 제품을 보고 회사를 가보면 그 회사의 장래를 알 수 있다. 아주 산뜻하게 포장된 새로운 제품을 팔면서도 사장실은 낡은 건물에 자리하고 책상이나 가재도 낡은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이러한 회사는 번영한다. 사람들의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대신 자기의 욕망은 철저히 자제한다는 태도야말로 이익을 올리는 전제이기 때문이다. 받고 싶거든 먼저 주라고 했다. 먼저 고객에게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은 결국 자기 이익으로 되돌아온다. 이 두 가지의 욕망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하는가는 비단 사업 경영뿐만 아니라 인생 경영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모든 경영의 원리인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돈, 돈 하면서 돈을 동경하고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 든다. 배금주의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돈이 만능은 아니다. 그러나 멸시받을 만큼 돈은 추잡한 것도 아니다. 한정된 인생항로에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울고 돈으로 해서 웃는다. 현대의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신용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결코 돈 그 자체가 신용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도둑질한 돈, 부정하게 축제한 돈에 대해서 사람들은 결코 신용해 주지 않는다. 케네디 집안에서는 “반드시 우리 집안에서 대통령을 내겠다”고 하여 아이들의 교육에 의지력의 강화를 첫째로 삼았다 한다. 저축 또한 의지력 바로 그것이다. 누구나가 자기 힘으로 백만 원을 모은 사람에게 2백만 원을 꿔주는데 별로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금액을 신용하는 것이 아니다. 의지력의 실적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돈을 만드는 데는 저축한다. 융통한다. 번다는 세 가지 길이 있다. 융통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차용하거나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는 것이다. 즉 신용에 의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번다는 것은 자기 자본과 타인 자본을 합친 힘에 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의 토대가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가 피땀을 흘려서 이룩한 자기 자본이다. 이것 없어서는 신용으로 융통할 수도 없으며 활용해서 불릴 수도 없다. 눈덩이는 굴리면 굴릴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그러나 눈덩이의 뼈대는 직접 자기가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불어날 수 있는 눈덩이의 뼈대를 만든다는 것이 돈을 불리는 대전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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