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최근 다양한 술 브랜드가 나타났다. 새로운 콜라보를 하거나 캐릭터를 내세우기도 하고, 지역을 돋보이게 하는 수제 맥주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바람으로 젊은 사람들도 주류박람회를 찾고, 술을 즐기는 등 다양한 문화가 불어오고 있다. 20세기 말 레트로한 분위기를 살린 술집들도 많이 생기고 있다.

이처럼 술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즐기는 만큼 많은 브랜드가 생기고 있고, 새롭게 나오는 술을 담는 병의 재질이나 디자인도 다양하다. 그러나 술을 즐기면서도 놓치기 쉬운 것이 바로 술의 유통기한이다. 술을 제대로 알고 마시려면 술의 종류마다 유통기한이 다르고 제품의 변질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 일자와 품질 보존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술이란 에탄올이 함유된 음료를 의미한다. 섭씨 15도 기준으로 부피 대비 에틸알코올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도수가 정해진다. 또한 술은 생산하는 방법으로 양조주와 증류주로 구분할 수 있다.

양조주는 과일이나 곡물에서 나온 당분을 효모에게 먹여 발효시킨 술을 의미한다. 과일을 발효시키면 과실주, 쌀 등 곡류를 발효시킨 술은 곡주라고 한다. 대표적인 양조주로는 와인이나 맥주, 막걸리, 청주 등이 있다. 증류주는 양조주를 증류한 것으로 한국에서는 소주가 가장 유명하다고 볼 수 있다. 외국에서는 과실주를 증류한 브랜디(brandy), 꼬냑(cognac)주, 곡주를 증류한 위스키(whiskey)가 있으며 그 밖에도 럼, 진, 보드카, 테킬라 등도 있다.

우리나라 소주는 증류식과 희석식이 있는데, 증류식은 주로 쌀 등 곡류를 원료로 하며 이를 주정발효를 하고 증류하여 만든다. 희석식은 알코올을 85℃ 이상으로 증류한 것에 물을 부어 농도를 낮춘 후 설탕, 구연산 등을 첨가하여 만든다. 다른 증류수인 보드카나 위스키 역시 유통기한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외선이 존재하지 않는 어둡고 저온인 곳에서 보관과 관리를 잘하면 영구 보관도 가능하다. 추가로,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탁주나 약주를 제외한 주류는 별도의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미생물의 번식 조건이 되지 않거나, 수분함량이 적으면 표시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맥주는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주로, 유통기한은 통상적으로 10개월에서 1년 사이이다. 캔맥주는 특히 과일맥주는 과일을 직접 갈아 넣었기 때문에 제조날짜와 유통기한을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페트병에 들어있는 맥주의 경우에는 유리병이나 캔보다 변질의 우려가 크므로 유통기한은 더 짧은데,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맥주는 홉과 맥아의 조합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변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맥주에 표시된 기간은 유통기간이 아닌 맥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권장 기간이다. 그리고 건조하고 온도가 낮은 곳에 보관하면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막걸리는 알코올 함량이 5~10%정도 되는 발효주이며 유통기한은 평균 10~14일 정도이다. 법적으로는 10일 정도이나 실온에 둔다면 5일로 줄어든다. 보관이나 유통방법에 따라 짧아지기도 하니 막걸리는 마시기 전에 꼭 유통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이 또한 개봉 후 바로 마시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전통주는 약 제조일로부터 2년까지이다. 같은 술이어도 종류마다 보관하는 방법이 다르므로, 요즘처럼 처음 보는 술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술은 진정, 항불안, 쾌감 목적에서 현재 가장 흔히 남용되는 약물로, 막대한 의료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요구한다. 미국 성인의 75%가 정기적으로 알코올 섭취하고, 전체인구의 10% 정도가 알코올 중독증(alcoholism) 환자이다.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의 30% 정도가 알코올과 관련된 문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술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경고한다. 본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피해를 일으키는 사고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술은 건강을 해치지 않고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만 즐기는 게 가장 좋겠으나, 무엇보다도 주의하면서 마시기보다도 금주가 신체에 더 이롭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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