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우수 뒤에 얼음같이’는 우수 뒤에는 추운 날이 풀려서 따뜻한 기운으로 인해 얼음이 슬슬 녹아 없어짐을 의미한다.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뜻을 가진 절기 우수(雨水)가 되니, 자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기운을 실감하게 한다. 온갖 식물이 푸르게 싹을 트고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면서 자연은 활기를 찾아가고, 농사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우수 절기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하는 소중한 시기이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우수(올해는 2월 19일)와 경칩(3월 5일)이 지나면 아무리 춥던 겨울 날씨도 누그러져 얼어붙었던 대동강 물이 녹을 만큼 봄기운이 돈다는 의미이다. 어느덧 우수도 지나고, 머지않아 경칩이 다가오니 봄 마중할 때이다.

우연인지 온난화 탓인지 우수 하루 전부터 신기하게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 며칠 동안 비가 내리니 봄물이 지는 듯하다. 비 오기 하루 전에 우암산 정상에 다녀오며 깊은 사색에 잠겼다. 우암산에는 하루가 다르게 봄기운이 완연하다. 양지쪽에는 새싹이 움트고, 봄의 전령사인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꽃망울이 제법 부풀고 있다.

지난봄에 앙증맞은 연두색으로 태어나서 시나브로 자라나, 따가운 여름 볕에 열정을 불태우고, 단풍 옷을 입고 자태를 뽐내다가 하나하나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겨우내 모진 추위를 이기고 움트는 새싹을 보니 만물이 소생하는 것이 가슴에 와닿으며, 자연의 섭리가 경이롭고 명상(冥想)에 잠기게 한다.

명상(冥想)은 생각에 집중하고 마음을 훈련해 자신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수행법으로,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것부터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한 목적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활용된다. 명상은 왜 할까. 필자는 교육대학원에서 교육심리를 전공해서인지 이에 관심이 많고 꾸준히 명상 수행을 하고 있다. 우리가 명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스트레스를 감소하기 위해서이다.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cortisol·부신 겉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하나) 수치를 증가시키는데, 이는 수면을 방해하고 우울과 불안을 조정하는 등 건강에 해롭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명상은 스트레스로 인한 염증반응 등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피로, 불안, 통증 등을 감소하는 데도 도움을 주며, 수면 장애를 개선하고 정신 건강 증진, 집중력 향상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 밖에도 마음 건강을 챙기고, 목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니 명상을 더욱 성실히 실행에 옮겨야 하겠다.

새벽에 108배를 하며 명상을 하니 무척 유익하다는 것을 체험으로 배운다. 108배는 불교의 수행법 중 하나라고 하지만, 종교를 떠나 누구나 명상과 마음 수련을 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108배 운동은 명상과 유사한 효과를 가져와 기억력, 판단력,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명상은 좌뇌를 활성화하는데, 108배 운동도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시켜 뇌 건강에 탁월하다. 이는 혈당 수치를 낮춰 당뇨를 개선하며 혈압을 정상 수치로 돌릴 수 있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와 8가지 번뇌를 참회하며 명상을 할 수 있다. 8가지 번뇌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 의심, 교만, 질투, 편견,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데 효과가 있다니…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이다. 우리의 삶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감정과 생각으로 인해 흔들릴 수 있는데 명상이 효과적이다. 다양한 형태의 명상법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누구나 시도할 수 있고 어떤 운동처럼 특별한 기구나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명상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외부의 자극이 없는 공간이 좋으며,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음악이나 명상 가이드를 틀어놓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 필자는 108배 동영상을 활용하니 약 23분 소요되고 능률적이다.

올해는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인 만큼 용처럼 영롱하고 위용 있게 비상하며, 뜻한 것을 모두 이루는 행운의 해가 되기를 기원하니, 갑자기 몰려드는 구름이 마치 용오름 현상처럼 보여 신바람나고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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