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아침에] 이태욱 교학사 고문

우리는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는 우리에게 먼저 부끄러움과 후회, 슬픔과 분노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는 인생에서 필연적으로 대부분 겪을 수 밖에 없는 일이며 그렇지만 잘하면 오히려 성공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그리하여 실패를 인정하고 분석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면, 우리는 더 큰 도전과 혁신을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곳으로 알려진 국가인 핀란드와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는 아이러니하게 이런 실패를 기념하고 축하해 주는 박물관들이 있다. 이들은 실패를 숨기거나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공개하고 공유하며,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과 지혜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례를 통해 실패에 대한 태도와 문화를 바꿀 필요가 분명히 있다. 그렇게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6월 실패연구소가 국내 최초로 카이스트에 설립되어 많은 실패에 대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해외 경우에는 핀란드의 실패박물관이 2017년에 개관하여 세계 각국의 실패한 제품과 서비스를 전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의 실패작인 뉴 코크와 코크 블라콜라, 구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구글 플러스, 삼성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7, 노키아의 플라스틱 휠체어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 박물관은 단순히 실패를 비웃거나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의 원인과 과정, 결과를 설명하고, 실패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이 박물관의 창립자인 사무엘 웨스트 박사는 ‘실패는 혁신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모든 진보, 기술적 진보뿐만 아니라, 과거의 실패와 실수에서 배우는 것에 기반으로 한다’고 말한다. 이 박물관에 영감을 받아서 2019년에는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실패박물관이 개관하였다.

그리고 미국 실리콘 밸리의 실패박물관은 2018년에 개관한 박물관으로 특히 실리콘 밸리의 실패한 스타트업과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경쟁자였던 프렌드스터, 스마트폰의 선구자였던 팜, 인공지능 스피커의 선두주자였던 주보, 자율주행차의 선도업체였던 오토, 스마트글라스의 선두주자였던 구글 글래스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 박물관은 실패한 기업들의 역사와 배경, 비전과 목표, 문제와 위기, 그리고 그들이 남긴 교훈과 영향을 소개한다. 이 박물관의 창립자인 알렉스 트리스키 박사는 ‘실패는 혁신의 산물이다. 실패를 경험하고 공유하고 배우는 것은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 박물관은 온라인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

핀란드와 실리콘 밸리의 실패박물관은 모두 우리에게 실패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태도를 제안한다. 다시 말하면 실패는 우리의 적이 아니라, 우리의 친구이며, 우리의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일례로 우주 개발을 힌번 살펴보자. 우주선의 발사와 귀환에 관한 경우를 보더라도 수많은 시행 착오와 어려운 과정을 거친 후에 원만한 성공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실패를 피하거나 숨기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인정하고 공유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실패에서 배운 교훈과 지혜는 우리의 능력과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더 큰 도전과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나라도 실패에 대한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 실패를 용납하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비웃지 말고, 오히려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 세상 어떤 누구라도 일부러 고의적으로 실패 하려고 하는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 실패는 그것과 관련된 엄청난 비용과 큰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우리는 이러한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반등하고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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