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끝나 병원 떠나는 전공의
계약 종료로 더 줄어드는 전임의
교수들도 집단행동 동참 분위기

▲ 사진: 연합뉴스
▲ 사진: 연합뉴스

올해부터 충청권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예정이던 수련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반발해 임용을 포기했다. 이와 함께 수련이 끝난 전공의들과 계약이 종료된 전임의들도 병원을 떠나게 되면 의료 대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반발한 수련의들이 대학병원 임용 포기서를 제출했다.

충북대병원의 경우 오는 3월 1일부터 근무하기로 예정됐던 수련의(인턴) 35명 전원이 임용 포기서를 제출했다.

충남대병원 역시 신규 수련의 60여명이 전원 임용을 포기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도 32명 전원이 임용을 포기했다.

앞서 수련·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생긴 의료공백이 신규 임용된 수련의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희망이 깨졌다.

충청권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지를 이탈한 수련·전공의 수는 900여 명이 넘는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충남대병원 167명, 충북대병원 122명, 대전성모병원 68명, 대전선병원 30명, 유성선병원 6명, 대전보훈병원 10명, 대전한국병원 3명, 청주성모병원 27명, 건국대병원 10명 등이다.

지역의 유일한 상급 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의 경우 이달 말 전공의 수료 예정자 23명과 근로 계약이 종료된 전임의 10명이 병원을 떠나게 되면서 의료 공백은 더욱 커질 조짐이다.

전임의들의 재개약이 불발된데에는 집단행동으로 인한 업무 부담 과중이 큰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보장을 요청한 한 전임의는 "진료할 의사 수는 줄고 있는데, 환자 수는 그대로 또는 더 늘었다"며 "수련·전공의들과 함께 해야할 진료를 전임의, 교수 들이 나눠 하고 있는데 업무 과부하가 걸려 환자도 못보고, 의료진 피로도는 피로도 대로 누적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어차피 계약직이기 때문에 사직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재계약을 한다는 전임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교수'급 의사들도 집단행동 동참 의사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세대 의대 교수펑의회는 성명을 내고 "제자들에게 부당한 처벌이 현실화되면 스승으로서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가 하면,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공의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이들과 행동을 같이 하겠다"며 집단행동 동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신우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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