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화학공학'에 '벤질아세테이트 생산을 위한 미생물 공정' 논문 게재
기존 석유화학 산업을 대체할 친환경 지속가능 바이오 공정 개발 화제

꽃향기 종류인 자스민향과 일랑일랑향은 화장품부터 식품, 음료 제조까지 널리 애용되는 익숙한 향기인 만큼, 향료를 꽃으로부터 직접 추출하면 수요를 따라가기가 어렵다.

이에 관련 산업에서는 제품을 생산할 때 두 향료의 향을 내는 주요한 방향성 성분인 벤질아세테이트를 석유로부터 유래한 원료를 이용해 화학적으로 합성한 후 첨가하고 있다.

이번에 KAIST(총장 이광형) 생물공정연구센터 최경록 연구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가 최초로 개발한 공정은 석유와 같은 화학합성물이 아닌 포도당과 같은 재생 가능한 탄소원으로부터 벤질아세테이트를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미생물 공정이다.

연구팀은 '벤질아세테이트 생산을 위한 미생물 공정' 논문을 통해 각종 산업에서 널리 이용되는 방향성 화합물인 벤질아세테이트를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대장균 발효 공정을 공개했다.

▲ 포도당으로부터 벤질아세테이트를 생합성하기 위한 미생물 균주 개발과 공생배양 전략
▲ 포도당으로부터 벤질아세테이트를 생합성하기 위한 미생물 균주 개발과 공생배양 전략

먼저 이 교수 연구팀은 포도당으로부터 벤조산을 거쳐 벤질아세테이트를 생합성하는 대사 경로를 개발해 균주의 공생배양으로 벤질아세테이트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해당 공생배양 전략을 활용할 경우 벤조산을 벤질아세테이트로 전환하는 데에 이용되는 효소가 벤조산 생합성 중 생성되는 중간체에 비특이적으로 작용해 신나밀아세테이트라는 부산물을 생성함으로써 생산 효율이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연구팀은 부산물 생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발효 초반에는 포도당으로부터 벤조산을 생산하는 상단 균주만을 배양해 벤조산을 우선적으로 생산하고, 하단 균주를 뒤늦게 접종해 배양액 내에 축적된 벤조산을 벤질아세테이트로 전환하는 지연 공생배양 전략을 세운 끝에 효과적인 생산 효율을 이끌었다.

▲ 벤질아세테이트 생합성 효소의 기질 비특이성으로 인한 부산물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한 지연공생배양 전략
▲ 벤질아세테이트 생합성 효소의 기질 비특이성으로 인한 부산물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한 지연공생배양 전략

지연 공생배양 전략은 추가적인 효소와 균주 개량을 거치지 않고도 부산물의 생성은 억제하고 목표 화합물의 생산 농도는 10배 이상 향상된 2.2g/L의 벤질아세테이트를 생산할 수 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최경록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는 벤질아세테이트라는 산업적으로 유용한 화합물을 효과적으로 생산하는 미생물 공정을 개발함과 동시에, 대사공학 연구 중 효소의 기질 비특이성으로 인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부산물 생성 및 이로 인한 목표 화합물 생산 효율의 저하 문제를 극복하는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산업적으로 유용한 화합 물질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공정의 종류와 수를 늘리고, 미생물 균주 개발 중에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을 개발하면 석유화학산업의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바이오산업으로의 전환을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논문은 네이처(Nature) 誌가 발행하는 '네이처 화학공학(Nature Chemical Engineering)'에 온라인 게재됐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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