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정규 문학평론가

맹자가 공자의 도道를 두고 쓴 책 ‘맹자의 공손 축 하편’에 이렇게 쓰여 있다. 방각方角이나 시일이 좋아서 공격하는데 유리하다 하더라도 지세가 요해한 것만 못하다. 또한 지세가 아무리 견고하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화합협력 모두 일에 전심전력하는 것만 못하다. 다시 말해 전쟁에 있어서는 인화가 가장 중요하고 지리나 천시는 그 다음이다. 천시니 지리니 해도 여러 사람이 마음으로 서로 뭉쳐 화합함만 못하다며 맹자가 인화를 강조했다.

그렇듯 인화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맹자가 중요시한 인화에 대해 어떤가? 정치인 다수의 생각으로는 인화는 그만 두고 지리도 천시도 아랑 곧 하지 않는 듯 보인다. 다시 말해 국가와 국민이야 어떻게 되던 자기 자신만 국회의원이 되고, 정치집단 당 대표가 되고, 적법 불법을 떠나 대통령만 되면 그만이다. 그런 사고가 넘쳐 보인다. 오직 권력에만 모든 것이 집중돼 있는 듯하다. 그들 권력을 둘러쌓고 하는 짓이 마치 임진왜란 전후 또는 19세기 말 조선조 고종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치인 그들 하는 짓이 여야를 불문 모두가 그렇게 보인다고들 한다. 그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겠지만 평소 그들 하는 짓을 국민이 보고 듣기에는 그렇다. 정치지도자 중에서도 특히 당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더욱 더 그렇게 보인다. 한다.

정치지도자는 어떤 경우도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경우 한반도를 동경 38도선을 사이에 두고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대한민국과 공산주의를 추구하는 북한이 총칼을 마주하고 휴전상태로 70년이 넘도록 대치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들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가 단 1%도 훼손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 점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정치인 중에 지지만을 염두에 두고 가끔 분별없는 말을 쏟아 내는 사람이 있다. 정상적인 정치인이라면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소신 없는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 소신이 없다는 것은 그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철학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이 사는 동안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정치인들?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살아왔었으며 이 시간에도 살고 있다. 그 중에는 꼭 있어야 할 사람이 있는가하면,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 있고,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정치인 중에 그런 사람이 없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의 마음가짐이다. 정치인은 그 세 가지 유형 중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또한 천시나 지리가 아닌 인화를 중시해야 한다. 그래서 인화를 가슴깊이 새겨봄이 좋으리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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