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관로 더 가까운 지자체에서 연장해 공급키로 협의
예산 아끼고 상수도 확대…생활권역별 협업 모범사례

충북 충주시와 강원 원주시의 행정 경계를 허문 협업으로 하반기부터 충주의 한 오지 마을에 원주 상수도가 공급된다.

충주시는 이달 안에 소태면 주치리 외촌마을에 원주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상수관로 매설에 착공한다고 3일 밝혔다.
 

▲ 충주시청.
▲ 충주시청.

원주시가 외촌마을 경계까지 80㎜ 관로 800m를 매설하고, 충주시가 같은 직경의 관로 1㎞를 설치해 두 관로를 연결하게 된다.

이 관로를 통해 원주시 수돗물이 외촌마을 27가구 주민 42명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또 충주시는 추가로 관로를 매설, 외촌마을에서 2.5㎞ 떨어진 야촌마을 46가구 82명에게도 원주시 수돗물을 공급할 방침이다.

파격적인 지자체 간 행정 협업은 충주시의 제안과 원주시의 호응으로 성사됐다.

지하수에 의존해 오염수 유입과 물값 분쟁에 시달리던 외촌마을은 충주시 최북단에 위치해 수도관로 설치가 어려웠다.

이에 외촌마을과 불과 수백m 떨어진 원주시 귀래면 운남4리까지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충주시 공무원이 지난해 3월 원주시를 접촉했다.

이후 두 지자체의 의사결정이 일사천리로 이어지며 각각 사업비를 확보하고 수도관로 공사만 남겨두게 됐다.

이번 협업으로 충주시는 두 마을에 직접 수돗물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26억여 원을 아끼게 됐고, 원주시는 운남4리 법동마을에 대한 수돗물 공급을 앞당기게 됐다.

도 경계를 허문 두 지자체의 행정 협업은 예산 절감과 오지 상수도 서비스 확대를 이끈 모범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책상만 띄워놔도 협력이 잘 안 되는데 도내 시·군 경계도 아니고, 도 경계를 뛰어넘어 주민 필수생활기반을 협력한 좋은 사례"라며 "인위적인 행정권역이 아니라 생활권역별로 협력하는 사업이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충주=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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