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오늘날 우리는 '구독경제'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구독경제는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정 기간 정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이는 고객이 한 번에 큰 금액을 지불해 제품을 소유하는 대신, 월별 또는 연별로 비용을 지불하며 필요한 서비스나 제품을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 같은 영화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부터, 면도날이나 식료품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 모델이 활용되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큰 편리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매달 새로운 영화나 음악을 찾아보지 않아도, 스트리밍 서비스는 새로운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해준다.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집으로 신선한 식료품을 받아볼 수 있다. 많은 구독 서비스들은 개인의 취향과 필요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더 개인화된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5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기준 40조 1000억 원으로 54.8% 성장했다고 한다. 또 SK텔레콤은 2025년 국내 구독시장은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정액에 무제한 스트리밍 영상을 제공하는 넷플릭스의 성장세를 직접 확인한 산업계는 앞다퉈 구독경제 모델을 도입 및 확대하며 충성고객 유입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가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75%가 소비자 대상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리라 전망한 만큼 구독경제의 전망 또한 밝다. 필자만 해도 언제부터인지 구독의 종류와 개수가 늘어나고 매달 휴대폰으로 구독 서비스로 카드 결제가 되었다는 메시지를 자주 받고 있다. 영화 OTT 구독 서비스인 넷플릭스, 애플의 아이폰을 쓰면서 자료를 저장하여 공유할 수 있는 iCloud, 카톡의 톡방 데이터를 좀 더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톡서랍 플러스, 그리고 스마트기기에서 쓰는 유료 앱 등 그때 그때 소액 결제라 부담 없이 구독을 신청해서 누적된 결과이다.

기업들은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 많은 분야에서 구독 모델을 도입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대해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자신의 소비 패턴을 잘 관리하는 능력도 필요로 할 것이다. 구독경제가 보편화 된 미래에서는 개인이 더 이상 청소기, 세탁기 등 대형가전이나 자동차 등을 소유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세탁을 주기적으로 구독하고, 청소 서비스를 구독하거나 자동차를 구독함으로써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고 소유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해질 것이다.

현시점의 구독경제는 단순히 소비 방식이 구매에서 구독으로 모양만 바뀐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구독경제가 보편화되는 먼 시점에는 생활 방식 자체가 바뀌는 시대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 관심과 점검이 필요하다. 구독경제는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계속 커질 것이다. 이 새로운 경제 모델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우리의 생활을 더 풍부하고 편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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