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비교적 온도와 습도가 높아 세균이 증식하고 식재료가 상하기 쉬운 여름철에 비해 겨울철은 식중독의 위험이 덜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여름에 비해 식중독을 예방하려는 노력에 소홀해진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도 마찬가지로 식중독에 주의하여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노로바이러스는 저온에서도 활동력이 왕성하므로, 계절적으로는 겨울철에 발생이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의심 신고 건수 총 191건(2022년보다 57건 증가) 중 특히 1~4월 영유아 시설(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발생한 의심 신고는 55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3배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는 만큼, 올해 봄철도 겨울에 이어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존 식중독균과 달리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 이하까지 생존하고 기온이 낮을수록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오염된 수산물을 익히지 않고 먹을 경우, 집단 배식에서 조리자의 손이 오염되고 그 음식을 섭취한 경우, 구토물, 침 같은 분비물이 묻은 손으로 음식을 먹은 경우, 설사 증세를 보이는 유아의 기저귀를 만진 경우 등 주로 오염된 식품, 식수 등 식재료나 사람 간 접촉이 대표적인 감염 경로이며, 소량으로도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노로바이러스는 백신이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장염을 일으키는 전염병 바이러스로 평균 1~2일의 잠복기를 가지며, 감염 후 24~28시간 이후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구토와 설사에 따른 탈수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영유아의 경우는 과도한 구토로 인한 질식사를 할 수도 있다. 특히 고령자, 소아암, 장기 혈액이식환자 등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은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만으로도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날생선 혹은 충분히 익히지 않은 어패류 등을 통한 전염력이 매우 강하므로 되도록 85℃ 이상에서 1분 이상 끓여 익혀 섭취하여야 한다. 또한, 수돗물에도 노로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으므로 끓여 마셔야 한다. 채소·과일류도 깨끗이 씻은 후 가장 겉껍질은 벗기고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외출 후, 음식 조리 전, 식사 전, 배변 후 등 30초 이상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조리할 때는 칼, 도마 등은 끓는 물에 소독하고 재료별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의료 기관 등에서 감염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관련 기관은 겨울철부터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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