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며] 정종학 수필가·시인·전 초평면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 선거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민에게 약속하는 공약은 실행에 의구심을 품으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정치 성향은 서로 달라도 도덕성을 문제 삼는 건 한결같아 보인다.

우리의 정치문화는 보수와 진보 중도주의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지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권자 모두가 정치 이념을 가지고 정당이나 후보 선택에 고심하는 듯하다.

우리의 정치 성향을 나름 살펴보면 맹목적으로 어떤 정당을 선호하는 부류들이 많다. 심지어 우리 진영 지역 출신이라면 무조건 밀어주는 묻지마 투표를 하기도 한다. 이미 생활권역과 세대에 따라 후보의 자질보다 정당을 의식하는 경향이 선명해 보인다.

선거 때마다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공약을 마구잡이로 던지고 있다. 국민의 삶의 질을 더 좋게 가꾸겠다며 생활 정치를 외치고 있다. 그들의 공약은 대부분 실행되지 않는 빈 약속이 태반이다. 예산 조달 방안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숫자를 내세우는 공약에는 허상도 많다. 기본 소득 몇백만 원 보장 일자리 몇백만 개 창출 반값 사교육 등록금 지원 등 특별법 제정 등이 그 대표적인 실례이다. 숫자를 나열한 만큼 국민의 고혈을 더 짜내야 한다. 해묵은 민원과 숙원이 담겨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모든 공약을 집행하면 국가 예산은 거덜 난다. 정책 예산은 우선순위가 있기 마련이다. 막상 선거가 끝나면 공약은 허공에 날리는 먼지로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다. 법적 제도적으로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공약 검증뿐만 아니다. 후보자의 인성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추진력과 능력은 입법 활동의 핵심이며 기본이다. 후보자 삶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됨됨이와 겉과 속이 다르고 말과 행동은 따로따로인지 눈여겨봐야 한다.

국민을 위해 헌신할 열린 마음이 있는지, 권력욕에 사로잡혀 손톱 밑에 때가 끼었는지,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 막말, 혐오 발언하는 사람, 구태 정치인, 진부한 사람 등을 분별해야 한다. 그동안 영상을 통해 수없이 보았으니 웬만하면 알만하다.

지력과 재력을 겸비한 국회의원을 일컬어 도둑놈 싸움꾼이라고 말한다. 어느 정당은 종북 친북 학생운동권 의원이 40퍼센트나 된다고 한다. 진짜 도둑이라고 말한다기보다 뻔뻔한 국회의원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을 애둘러 비판하는 탄식에 가깝다.

경실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역의원 중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을 제외한 전과경력을 보유한 의원이 의원 6명 중 1명이 전과자라고 한다. 음주운전을 제외하고도 민생범죄 선거범죄 재산범죄자들이 수두룩하다. 비행을 단죄하지 못하면 사회윤리가 바로 설 수 없다.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면밀하게 검증하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양식과 양심은커녕 동전의 양면과 같은 책임감과 죄책감마저 없는 게 정치인들이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하여 무리한 복지를 내세우며 오로지 권력을 유지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간교한 정치 속임수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 간사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길은 유권자가 더 똑똑하게 올바른 선택을 하고 한 표를 행사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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