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 더불어민주당에 친명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민주당 경선 결과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청주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폭풍이다.

청주지역 민주당 친문 후보들이 친명 후보들에게 패해 잇따라 탈락했다.

지난 6일 친문계 좌장인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주 상당지역구 경선에서 당협위원장인 친명계이강일 후보에게 져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막강한 지명도와 본선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에 앞서 청주 청원지역구에서만 내리 5선을 기록한 변재일 의원도 컷오프 됐다. 이 지역구엔 친명계 송재봉 전 청와대 행정관이 영입 인재신용한 예비후보를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다. 청주 서원구 이장섭 의원도 지난 10일 민주당 공관위가 발표한 경선 결과 발표에서 친명계인 이광희 충북도의원에게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아직 민주당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청주 흥덕구에선 현역인 도종환 의원이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 부원장과 2인 경선을 치른다.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의원은 친문계로 분류된다. 무난히 본선에 진출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이변이 또 일어나 도 의원까지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면 청주지역에서 친문계는 전패를 기록하게 된다.

이 같은 결과는 국민참여 여론조사 방식으로 실시된 경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원과 국민들의 여론이 이재명 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쪽으로 흘렀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나타난 특징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현역의원들의 대거 탈락이고, 두 번째는 친명계의 급부상이다.

개원 초창기 친문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것이 민주당내 21대 국회의원들의 비율이고 보면, 현역 의원들의 대거 탈락은 이들의 아성에 도전했던 친명계 예비후보들의 약진으로 귀결된다.

현역 의원들의 대거 탈락을 부른 동인에 대해서는 몇 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현역 의원들에 대한 피로감과 실망감, 그리고 새로운 인재에 대한 권리당원들과 일반 시민들의 기대 등이 그것이다. 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당원들과 소통하지 않는 의원들에 대해선 가차없이 회초리를 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호재악재두 가지 예측이 모두 가능하다.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악재다. 유권자들로부터 친명 일색이라는 반감이 표출될 수도 있다. 지명도가 낮다는 것이 향후 여당 후보와의 본선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불어온다는 것이다. 새로운 얼굴을 선택했던 당원들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은 후보들이 중도층에 대해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가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를 키 포인트로 보인다. 부동층으로 대별되는 중도층이 민주당의 새인물들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이야기다.

두 가지 상반된 결과가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도, 이번 민주당의 경선은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절대 명제를 낳은 것이다. 권위적이었던 의원과 당원과의 수직적 관계가 서로 교호하는 수평적 관계로 재설정됐다는 것은 유의미한 결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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