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장현 청주서부소방서 서부119구조대 소방장 

겨울이 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 되었다. 아직 바람이 차긴 해도 주변에서 봄이 찾아오는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 시기는 봄볕에 얼음이 녹는 해빙기다. 동시에 얼었던 땅도 녹아내리는 시기로 관련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해빙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은 필수이다.

첫째, 운전 중 낙석주의 구간을 지날 때에는 서행하며, 비탈면에서 차량을 주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영상과 영하를 오르내리는 급격한 기온 변화로 토양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지반의 수분량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지반의 강도가 약해져 침하와 변형이 발생하고 포트홀이 생기게 된다. 포트홀을 지나칠 경우 타이어 등 차량이 파손되기도 하지만 이를 피하는 과정에서 2차 교통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서행하는 등 운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둘째, 해빙기 산행시 지면을 조심하여야 한다. 해빙기 지면은 겨울에 얼었던 토양 수분이 녹아 토양유실 또는 토양 붕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낙엽 위를 지날 때 낙엽 밑 얼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낙엽이 쌓인 산길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해빙기 산행시 보온성이 좋은 옷을 착용하고, 아이젠 및 알파인 스틱 등을 챙겨 등산해야 한다. 낮과 밤의 큰 일교차로 땅이 녹으면 낙석의 위험이 높으니 계곡이나 바위 능선을 피해 산행해야 하고, 평소보다 등산 코스를 짧게 계획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긴급구조기관의 원활한 구조를 위하여 등산 코스에 위치한 국가지점번호를 사전에 숙지하여 두는 것이 좋다. 비상 상황을 대비하여 간식을 준비하고 휴대전화 예비 배터리, 랜턴 등을 준비하여야 한다.

셋째, 강이나 호수의 얼음이 얼어 있다 하더라도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된다. 겨울철 얼었던 얼음이 해빙기가 되면 가장자리부터 빨리 녹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이 시기에 강이나 저수지 얼음 위에서 구명조끼 없이 얼음낚시를 즐기다 자칫하면 얼음이 깨져 익수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얼음의 두께가 급격히 얇아지기 시작한다. 만약 얼음이 깨질 것 같으면 신속하게 자세를 낮춰 몸의 무게를 분산시켜 얼음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고 천천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한다. 혹여나 물에 빠졌을 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얼음에 매달려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누군가 빠진 것을 발견했을 땐 즉시 119로 신고하고, 직접 뛰어들지 말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막대기 등으로 구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해빙기에는 공사장 건물 붕괴 가능성이 높아진다. 겨울철 추운 날씨 흙 속 수분이 얼어붙으며 부피가 팽창하게 되는데 봄철 해빙기에는 물이 녹아 부피가 줄면서 옹벽과 축대에 균열이 생겨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건물 붕괴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공사장 관계자는 해빙기 건물 붕괴 방지를 위하여 점검 및 보수 조치가 필요하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얼음이 풀리는 시기에는 ‘아차‘ 하는 순간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요령을 필히 숙지하고, 철저한 점검과 관리로 모든 분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봄을 맞이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