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점 예정인 그랜드플라자 청주 호텔 반경 650m 이내에 신흥고, 청주여고, 주성중, 중앙초, 주중초 등 6개 학교와 주변을 둘러싼 아파트 단지.(사진=네이버 지도)
▲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점 예정인 그랜드플라자 청주 호텔 반경 650m 이내에 신흥고, 청주여고, 주성중, 중앙초, 주중초 등 6개 학교와 주변을 둘러싼 아파트 단지.(사진=네이버 지도)

 

충북 청주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점이 예고되자,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카지노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12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교육문화의 도시 청주시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절대로 불가하다"며 "시와 도 교육청은 사행시설 입점 거부 입장을 명확히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과거 여러 차례 사행시설 입점 시도들이 있었지만, 지역사회의 반대 여론에 부딪쳐 무산된 바 있다"며 "이후 시, 검찰, 경찰, 시민사회단체 등이 합심해 사행산업 규제와 금지를 위한 사회협약을 선언해 지금까지 청정한 청주시를 유지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는 지역주민의 여론과 정서를 최대한 반영해 사행시설 입점을 단호히 거부해 왔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여야 한다"며 "도 교육청 역시 우리 아이들이 건전한 환경에서 배울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을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해당 카지노 입점 예정인 곳은 청주 그랜드플라자 호텔 2층으로 신흥고등학교와 불과 100여 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또 이 호텔을 중심으로 반경 650여m 안에 청주여고, 율량초, 주성중, 중앙초, 주중초 등 6개 학교가 존재한다. 

시민단체는 "등하굣길, 교실에서 뻔히 보이는 곳에 도박장을 연다는 것은 실로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도 교육청은 카지노 입점 심의에서 절대 이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카지노 입점 반대를 위한 투쟁을 예고했다.

율량동 거주 주민과 학부모들도 카지노 입점을 반대하고 나섰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중앙초를 다니고 있는데 학교 근처에 도박시설이 들어선 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아무리 외국인 전용이라고 하지만 그 호텔 건물 지하에는 대형 마트가 있고 영화관도 있어 아이들이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중학생만 되더라도 인터넷을 이용한 도박을 많이 한다는데 애들이 합법 도박장을 보고 '도박은 해도 괜찮은 거구나'라고 인식을 가질까 무섭다"며 "돈을 잃은 외국인들로 인해 칼부림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어 입점을 절대로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 곳은 택지지구로 알고 있는데, 단순 숙박시설과 도박 시설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차라리 밀레니엄 타운이나 청주공항 인근이라면 이해되겠지만, 택지지구에 도박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강원도 평창에서 바카라와 블랙잭, 각종 카드게임, 룰렛, 슬롯머신 등을 운영해 온 이 업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변경(이전) 허가를 받고 그랜드플라자 청주 호텔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호텔은 이 업체와 2층(2314~2644㎡)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마치고 내부 공사를 준비 중이다.

앞서 2016년 지역에서 화상경마장 유치 시도가 있었지만, 주민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신우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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