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측 "孫.李연대로 호남배제론 추진" 반박

선거인단 동원 등 '경선 구태'에 항의하며 자택칩거에 들어갔던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가 20일 돌연 지방으로 잠적하면서 '손후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또 정동영 후보측이 이번 파동의 배후에 '손-이(손학규-이해찬) 연대' 움직임이있다고 주장하고, 손 후보측은 정 후보와 김한길 의원간 '당권거래설'을 정면으로 제기하는 등 신당 경선이 극도의 혼미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손, 정 후보진영의 갈등이 극도로 악화됨에 따라 남은 경선일정이 과연 제대로 치러질 수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당내에서 확산되고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손 후보의 이탈로 경선이 '3자'에서 '양자' 구도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와 중진들은 경선 파행을 막기 위해 손 후보에 대한 설득에 나서는 한편 경선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해 당 경선위 산하에 공정경선위(위원장김상희 최고위원)를 서둘러 구성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손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30분께 부인 이윤영씨와 함께 마포구 도화동 자택을 나섰고 마티즈2 승용차를 손수 운전해 합정동 절두산 성지와 경기도 화성 남양성지를 방문한 뒤 잠적했다.

손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손 후보가 오늘 귀가하지 않고 2∼3일 정도 경기도 일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일 부산에서 열리는 신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 불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 후보가 자택에 칩거하겠다던 당초 계획을 바꿔 돌연 지방행을 떠나면서 당 안팎에서는 그가 후보사퇴 등 중대결심을 위한 장고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손 후보 캠프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성명서를 발표, ▲구태정치 진상조사위 구성 및 재발방지책 마련 ▲당권밀약설 실체 규명 ▲국민 경선참여 특단책 강구 등을 거듭 요구하고 21일 오전 당 지도부를 방문, 이에 대한 답변을 듣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최근 벌어지고 있는손 후보 토론 불참 등 사건의 배경에 '손-이 연대' 움직임이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손 후보측 김부겸, 이 후보측 이광재 의원을 겨냥, "얼마전 양 캠프 주요인사들이 만나는 것을 목격했고 어제 이 후보 선대본부장(유시민 의원)이 손.

이 단일화를 언급했다"며 "이 배경에는 지역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손.이 연대론의 배경에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호남후보 배제론이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부산 경로복지회관을 방문,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정동영-김한길) 당권거래설을 말한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하고 근거 없이 말했다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손 후보는 당과 본인을 위해 돌아와야 한다. 완주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손 후보의 조속한 경선활동 복귀를 촉구하면서 정 후보에 대해서는동원선거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정 후보측이 제기한 '손-이 연대설'과 관련해서는 손, 이 후보측 모두 강하게 부인했다. 손 후보 선대본부 김부겸 부본부장은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김원기, 문희상, 김근태, 유인태 의원과 정대철 전 의원 등 신당 중진들은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회동, 손 후보의 조속한 경선 복귀와 당 지도부의 경선 문제점 진상조사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오충일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현재 손 후보 설득을 위해 다각적으로 접촉을 시도중이고 이르면 21일께 오 대표와 손 후보의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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