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박성규 한의학 박사·예올한의원 원장

1600년 지오다노 브루노는 교황 클레멘스 8세의 명령에 따라 화형에 처해졌다. 과학적 관찰과 합리적 추론으로 ‘지구는 돈다’ ‘태양은 수많은 항성 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8년 간의 고문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금은 상식적인 주장이 당시에는 신성모독으로 치부되었다. 교황이나 성직자만이 아니라 당시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마녀재판이나 마녀사냥 등 어처구니없는 역사적 사건들도 집단 무지와 편견으로부터 기인되었다.

60년대 어느 부농이 늦게 아들을 보았다. 아이가 학령기에 이르자 수백 년 된 산삼을 구해 먹였다. 산삼은 약성이 강해 체질에 맞으면 좋은 보약이나 그렇지 않으면 부작용이 심하다. 이후 아이는 얼굴과 사지가 뒤틀리는 부작용을 앓았다.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으며 당시 우리보다 양의술이 뛰어난 일본 동경에까지 아이를 데리고 갔으나 결국 실패했다. 부농은 화병으로 죽었고 부인도 몇 해 뒤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부농 부부가 죽자 재산은 산산이 흩어졌고, 사지가 뒤틀린 아이는 시골 터미널에서 구걸하면서 연명했다.

70년대만 하여도 오일장에는 약장수들 인기가 많았다. 차력 등 볼거리를 제공하여 사람을 모은 다음 막간을 이용해 소위 ‘만병통치약’을 팔았다. 볼거리와 약은 아무런 관련도 없었으나 볼거리가 재미있을수록 쌈짓돈을 더 긁어모을 수 있었다.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유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약장수에게 현혹되어 또다른 약을 사곤 했다.

무지는 쉽게 맹신으로 빠지기 쉽다. 위에 열거한 예들은 무지하여 합리적 사고나 판단 능력이 결여하여 발생한 것이다. 오늘날 한국인은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지와 맹신은 여전하다. 유명인이 제품의 효능이나 품질과 아무런 관계가 없더라도 그를 이용한 광고는 대부분 성공한다.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유발하는데도 홍삼 등 한약을 주재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은 갈수록 시장이 커지고 있다. 무지와 맹신은 생명을 다루는 의료 분야에서 더욱 심각하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덕분에 코로나백신은 제약회사와 양의사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겼다.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는 이미 자사 백신이 예방효과가 없으며 1000종 이상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보건당국과 양의사가 앞장서 권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을 권장하는 보건당국이나 접종하는 양의사는 자신들의 이권을 추구한다고 차치하더라도, 접종받는 사람들은 과연 위 부농보다 합리적 판단 능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식품이다. 즉 효과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장 광고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고 부작용은 덤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현대 소비자가 예전 시골 오일장의 문맹 노인들보다 올바른 건강 지식을 지녔거나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볼 수 있는가?

우리나라 의료계는 과잉 검사, 과잉 수술, 과잉 처방 등으로 영리 극대화를 추구한 지 오래다. 덕분에 양의사의 수익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의료 파행을 동조하거나 묵인하고 있는 보건당국은 차치하더라도 이에 맹종하는 이들이 과연 합리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특정 정치인들을 맹신하면 교활하고 악한 자의 지배를 받아 삶의 터전이 위태롭게 된다. 건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지 않고 양의사를 맹신하거나 거짓 정보에 현혹되면 건강을 잃게 된다. 건강 지식은 자신의 몸에 대한 것이므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올바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혼탁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건강 지식을 쌓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건강의 주체는 자신이며 한의사 양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은 단지 도움을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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